TV에서 권리 외치는 아이들
등록 : 2001-06-07 00:00 수정 :
“텔레비전은 바보상자.”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아이들의 지능과 심성 발달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어른들도 이기기 어려운 텔레비전 시청의 유혹을 어린이들이 물리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다. 어차피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텔레비전 앞에서 보내게 마련인 어린이들을 위해 양질의 아동용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진다면 환영할 일이다. 또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 전하는 정보와 메시지를 어른들보다 풍부한 감수성과 놀라운 집중력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브라질의 공중파 방송채널인
에서 매일 오전 내보내는 아동용 프로그램인 <디즈니 클럽> 사이에 들어가는 15분짜리 홍보 프로그램이 아이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도날드 덕, 미키 마우스 같은 디즈니만화 사이에 끼워넣은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우리도 할말이 있다”는 정도로 번역되는데 ‘젊은 혁명’이라는, 이름도 거창한 소규모의 독립 TV프로그램 제작회사에서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아역배우들은 “우리는 어리지만 존중받고 싶다”는 주제로, “왜 어른은 어린이한테는 ‘고맙다’, ‘미안하다’라는 표현을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하나”같이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비롯해서 “공부 잘하는 애들만 초대하는 애들은 우리도 초대하지 말기 운동”식으로 같은 또래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한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표현할 통로를 찾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 많은 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숙제로 이 프로그램에 편지 보내기를 시키는 가운데 시청률이 같은 시간대 아동용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높은 13%로 올랐고 방송제작팀은 하루 150여통의 편지와 이메일을 받는다.
시청자들이 보내는 내용 중에는 “친구랑 전화하고 있을 때 옆에서 빨리 끊으라고 재촉하지 말아달라”, “내가 먹고 싶은 걸 골라먹게 해달라”는 등의 ‘어린애 투정’도 많다. 그래서 프로그램 제작회사에서는 어떤 내용을 방송에 내보낼 것인가를 신중하게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