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에 빼앗긴 아시아의 유물반환을 위하여 ‘문화세계대전’을 선포할 때
과연 조직적이었다! 과연 조직범죄였다!
한국은 10만점 이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중국은 100만점 이상이 사라졌다고 한다. 인도는 200만점이 넘는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얼마나 사라졌는지도 모른다고 했고,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은 아예 남은 게 없다고 했다.
아시아의 유물과 문화재는 이렇게 모조리 탈취당했다. 유럽과 미국과 일본은 민·학·군·관 합동조직으로 아시아의 유물들을 강탈해갔다. ‘힘’을 동원했든 ‘돈’을 동원했든, 그건 명백한 범죄행위였고 그들은 명백한 범죄집단이었다.
장물창고, 루브르박물관과 대영박물관
이토 히로부미가 고려청자를 싹쓸이해 간 최대의 장물아비였다면, 외규장각 도서반환을 거부하며 눈물로 밤을 새웠다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한 직원은 교활한 몰이꾼이었고, 고속철도에 이어 전투기 팔아먹겠다고 들락거리는 프랑스 대통령은 능글맞은 흥정꾼이다. 밤낮없이 인도주의와 문화주의의 나발을 불던 그 시민들은 바로 조직원이었다. 발가벗고 뒹구는 침대 머리맡에 조선백자 한점쯤 올려놓아야 미국에서는 문화인이고, 혼자 즐기는 뒷간에 무굴제국의 양탄자라도 깔아놓아야 영국에서는 신사이고, 응접실에 캄보디아 불상 하나쯤은 장만해야 프랑스에서는 시민축에 드는 모양인데, 이게 문화재를 본디 있던 자리에 두고는 감상하지 못하는 그 조직원들의 습성이다. 그 조직 가운데 하나는 파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독일에 항복했다는 희한한 변명을 늘어놓았고, 독일이 훔쳐간 문화재를 반환하라고 핏대를 높여온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바로 그 조직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파리로 옮겨가지 못해 안달했던 도둑놈들이었고, 그 조직은 강화도사고를 불질러 보물 같은 책들을 인류사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고 왕실 의궤류 191종297권의 책을 훔쳐간 날강도들이었다. 대영박물관, 이건 세계 최대의 장물창고다. 소더비경매장은 무법천지 장물시장이고 뉴욕박물관, 하버드대학도서관은 도굴꾼들에게 물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 루브르박물관은 도굴꾼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이 문화지상주의 조직들한테는 법도 없음이 증명되었다. 이 조직들은 전시 문화재 약탈을 금지한 1907년 헤이그조약도 ‘문화재불법반출입과 소유권양도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도 ‘도난·불법반출 문화재반환조약’도 모조리 유린해왔다. ‘문화재불법반출입협약’에도 가입하지 않은 조직들이 바로 영국이고 프랑스고 일본이다. 이래도 ‘등가교환’이라고? 이 희한한 발상이 외규장각도서를 되찾겠다는 한국 정부의 신주단지 같은 정책인 모양인데, ‘장물’을 돌려달라고 조폭들에게 머리 조아리고 평생 먹고살 돈을 건네주며, 그래도 모자라 선물까지 챙겨주는 경찰을 연상해보자. 강화도사고를 불지르고 외규장각도서를 훔쳐간 조폭 중의 조폭들에게 한국 정부는 머리숙여 애원하다 고속철도도 사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같은 수준의 고서를 진상하겠단다. 그 경찰과 한국 정부가 무엇이 다른가. 이게 이른바 등가교환인데, 도대체 어떻게 등가가 성립된다는 말인지…. ‘현실론’이 정부를 주름잡는 탓이라는데,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가 통계에 잡힌 것만도 6만5천여점쯤 되고, 이걸 모두 되찾으려면 앞으로 고속철도 6만5천개를 더 깔겠다는 건지? 맞바꿀 6만5천점의 유물은 또 어디 있고, 어떻게 또 6만5천번씩이나 머리를 조아릴 것인지? 여기 ‘현실론자’에게 보여줄 만한 멋진 현실이 있다. 등가교환 같은 비굴한 선례를 남기지 않고도, 고속철도 없이도, 머리 조아리지 않고도 에티오피아는 1800년대 영국에게 도둑맞은 왕관과 옥새를 돌려받았고, 솔로몬은 1천점이 넘는 유물들을 뉴질랜드로부터 되찾았고, 콩고(자이르)는 벨기에로부터 892점의 빛나는 역사를 환수했다. 왜 한국 정부는 못하는가? 이름도 없던 자이르의 모부토 대통령은 그래도 유엔에 가서 잘난 척 대신 훔쳐간 유물을 되돌려달라고 소리쳤다. 세상은 그를 박수로 맞았고, 벨기에는 즉각 반환협상을 시작했다. 아시아여, 배짱을 가지자 왜 한국의 대통령은 그만한 배짱도 없는가? 한국만 없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도 없다. 적어도 문화재에 대해 말할 때, 이 말은 옳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가 문화재를 도굴당했고, 그 결과 정신이 피폐해져버렸고, 그 결과 이렇게 먹고살기 힘들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번주 ‘아시아 네트워크’는 도굴·강탈당한 아시아의 유물들을 돌아보면서 아시아의 생존을 위한 ‘조직’을 화두로 올렸다. ‘조직에 대항하기 위한 조직의 필요성.’ 이름이야 어떻든 ‘아시아문화기구’ 같은 것을 만들어 공동조사사업과 정책을 개발하고, 그 아래 ‘불법반출유물반환특위’를 둬 강탈당한 유물들을 회수하고, 또 ‘문화재불법거래·도굴방지대책위원회’에 국제수사권을 줘서 ‘아시아유물법정’에서 처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아시아 네트워크’는 아시아 시민들의 발의로 문화동맹체를 결성한 뒤, 문화강탈자 유럽과 미국과 일본을 향해 ‘문화세계대전’을 선포할 ‘작전’의 일환으로 기획을 마련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 네트워크 팀장 asianetwork@news.hani.co.kr

이토 히로부미가 고려청자를 싹쓸이해 간 최대의 장물아비였다면, 외규장각 도서반환을 거부하며 눈물로 밤을 새웠다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한 직원은 교활한 몰이꾼이었고, 고속철도에 이어 전투기 팔아먹겠다고 들락거리는 프랑스 대통령은 능글맞은 흥정꾼이다. 밤낮없이 인도주의와 문화주의의 나발을 불던 그 시민들은 바로 조직원이었다. 발가벗고 뒹구는 침대 머리맡에 조선백자 한점쯤 올려놓아야 미국에서는 문화인이고, 혼자 즐기는 뒷간에 무굴제국의 양탄자라도 깔아놓아야 영국에서는 신사이고, 응접실에 캄보디아 불상 하나쯤은 장만해야 프랑스에서는 시민축에 드는 모양인데, 이게 문화재를 본디 있던 자리에 두고는 감상하지 못하는 그 조직원들의 습성이다. 그 조직 가운데 하나는 파리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독일에 항복했다는 희한한 변명을 늘어놓았고, 독일이 훔쳐간 문화재를 반환하라고 핏대를 높여온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바로 그 조직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파리로 옮겨가지 못해 안달했던 도둑놈들이었고, 그 조직은 강화도사고를 불질러 보물 같은 책들을 인류사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고 왕실 의궤류 191종297권의 책을 훔쳐간 날강도들이었다. 대영박물관, 이건 세계 최대의 장물창고다. 소더비경매장은 무법천지 장물시장이고 뉴욕박물관, 하버드대학도서관은 도굴꾼들에게 물 좋은 곳으로 소문나 있다. 루브르박물관은 도굴꾼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이 문화지상주의 조직들한테는 법도 없음이 증명되었다. 이 조직들은 전시 문화재 약탈을 금지한 1907년 헤이그조약도 ‘문화재불법반출입과 소유권양도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도 ‘도난·불법반출 문화재반환조약’도 모조리 유린해왔다. ‘문화재불법반출입협약’에도 가입하지 않은 조직들이 바로 영국이고 프랑스고 일본이다. 이래도 ‘등가교환’이라고? 이 희한한 발상이 외규장각도서를 되찾겠다는 한국 정부의 신주단지 같은 정책인 모양인데, ‘장물’을 돌려달라고 조폭들에게 머리 조아리고 평생 먹고살 돈을 건네주며, 그래도 모자라 선물까지 챙겨주는 경찰을 연상해보자. 강화도사고를 불지르고 외규장각도서를 훔쳐간 조폭 중의 조폭들에게 한국 정부는 머리숙여 애원하다 고속철도도 사주었고 그것도 모자라 같은 수준의 고서를 진상하겠단다. 그 경찰과 한국 정부가 무엇이 다른가. 이게 이른바 등가교환인데, 도대체 어떻게 등가가 성립된다는 말인지…. ‘현실론’이 정부를 주름잡는 탓이라는데,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가 통계에 잡힌 것만도 6만5천여점쯤 되고, 이걸 모두 되찾으려면 앞으로 고속철도 6만5천개를 더 깔겠다는 건지? 맞바꿀 6만5천점의 유물은 또 어디 있고, 어떻게 또 6만5천번씩이나 머리를 조아릴 것인지? 여기 ‘현실론자’에게 보여줄 만한 멋진 현실이 있다. 등가교환 같은 비굴한 선례를 남기지 않고도, 고속철도 없이도, 머리 조아리지 않고도 에티오피아는 1800년대 영국에게 도둑맞은 왕관과 옥새를 돌려받았고, 솔로몬은 1천점이 넘는 유물들을 뉴질랜드로부터 되찾았고, 콩고(자이르)는 벨기에로부터 892점의 빛나는 역사를 환수했다. 왜 한국 정부는 못하는가? 이름도 없던 자이르의 모부토 대통령은 그래도 유엔에 가서 잘난 척 대신 훔쳐간 유물을 되돌려달라고 소리쳤다. 세상은 그를 박수로 맞았고, 벨기에는 즉각 반환협상을 시작했다. 아시아여, 배짱을 가지자 왜 한국의 대통령은 그만한 배짱도 없는가? 한국만 없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도 없다. 적어도 문화재에 대해 말할 때, 이 말은 옳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가 문화재를 도굴당했고, 그 결과 정신이 피폐해져버렸고, 그 결과 이렇게 먹고살기 힘들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번주 ‘아시아 네트워크’는 도굴·강탈당한 아시아의 유물들을 돌아보면서 아시아의 생존을 위한 ‘조직’을 화두로 올렸다. ‘조직에 대항하기 위한 조직의 필요성.’ 이름이야 어떻든 ‘아시아문화기구’ 같은 것을 만들어 공동조사사업과 정책을 개발하고, 그 아래 ‘불법반출유물반환특위’를 둬 강탈당한 유물들을 회수하고, 또 ‘문화재불법거래·도굴방지대책위원회’에 국제수사권을 줘서 ‘아시아유물법정’에서 처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아시아 네트워크’는 아시아 시민들의 발의로 문화동맹체를 결성한 뒤, 문화강탈자 유럽과 미국과 일본을 향해 ‘문화세계대전’을 선포할 ‘작전’의 일환으로 기획을 마련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 네트워크 팀장 asianetwork@news.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