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북한 소식은 왜 외신 통해 보도하나?
 등록 : 2009-04-29 15:32 수정 : 2009-04-30 18:27
무엇이든 물어볼게요!^^ 북한 소식을 전할 때 일본·중국·미국 등의 외신을 자주 인용하는데…. 왜 북한 소식을 다른 나라 소식통을 통해 보도하는 거죠? (장소영)
→그래서 공부는 침착하게 평소에 하셔야 합니다. 시험 때 ‘반짝’ 해봐야 별반 소용없습니다. 예습도 복습도 평소에 잘해야 성적이 오른답니다. ㅋㅋ 지난해 <한겨레21> 729호와 731호에 이미 답이 나와 있거든요.
질문에 대한 ‘분석’부터 해보겠습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한꺼번에 던지셨네요. 왜 한반도 남쪽에서 북쪽 소식을 전하면서 ‘외신’을 인용해야 하는 거냐는 의문과 북한 소식을 ‘다른 나라 소식통’한테 물어야 하는 이유는 또 뭐냐는 물음이십니다. 두 질문이 다르냐고요? 예, 다릅니다. 외신 보도를 따 북쪽 소식을 보도하는 건,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기댄 측면이 많습니다. 반면 주변국 소식통에게 질문을 하는 이유는 한반도 문제의 특성 때문이거든요.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냉전 시절, 남북이 극한 대결을 벌일 때 북쪽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하는 ‘외신’은 주로 일본 언론이었습니다. 남쪽에서 북쪽과 접촉이 거의 없었던 탓에,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버티고 있던 일본이 평양발 소식의 통로가 됐던 거죠. 이 무렵 ‘대북 소식통’의 대부분은 일본 공안당국이었습니다. 대충 1990년대 중반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됐지요.
기억하시죠? 북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됩니다. 식량난을 견디다 못한 동포들이 떼지어 목숨을 건 ‘탈북’에 나선 것도 그 무렵입니다. 이분들이 남쪽에 정착하면서, 북한 관련 정보의 흐름도 바뀌기 시작합니다. 서울발 정보가 봇물을 이루면서, 대북 정보의 편향성이 조금 누그러졌지요.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은 이런 분위기를 더욱 돋워냅니다. 남과 북이 직접 만나기 시작했으니, 공식·비공식 정보가 넘쳐났지요. ‘서울발 정보’가 힘을 얻던 시기입니다. 요즘요? 남과 북이 서로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있으니, 정보가 줄어든 건 당연하겠죠? 최근 일본발 소식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다는 점 느끼셨을 줄 압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볼까요? 이른바 ‘한반도 문제’는 남과 북 사이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1950년 6월25일 시작돼 1953년 7월27일 ‘잠정’ 중단된 한국전쟁은 단순한 ‘내전’이 아니었습니다. 유엔군이 참전한 명실상부한 ‘국제전’이었죠. 법적으로만 따진다면, 지금도 전쟁이 끝난 건 아닙니다.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탭니다. 국제법적으로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려면 교전 당사자들이 종전에 합의를 해야 합니다. 중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유엔군을 대표하는 미국과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의 대북정책도 한반도 남북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당장 지난 4월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뒤 벌어진 일들만 봐도 무슨 말인지 잘 아실 겁니다. 해서, 오늘도 한국의 기자들은 ‘주변 4강’을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은 남과 북이 아예 말을 섞지 않는 반면 미국은 물밑에서 열심히 ‘쪽지’라도 주고받고 있는 모양새죠? 이래저래 ‘워싱턴발 소식’이 강세일 수밖에 없네요.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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