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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급구! 미라 양부모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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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5-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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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박물관 동물 미라 입양운동 전개… 수익금은 미라 관리에 쓰여

사진/ 카이로박물관 2층에 자리한 동물 미라 전시실 내부.
“급구! 미라의 양부모를 찾습니다. 개, 고양이, 악어, 뱀, 물고기, 따오기 등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랑을 원하시면 고양이 미라를….”

아직도 땅 속에서 수천년된 고고학적 유물들이 줄을 이어 출토되고 있는 역사의 땅 이집트. 그 이집트에서 고대 이집트의 미라를 ‘입양’하자는 역사상 유례없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인간 미라가 아니라 개, 고양이, 원숭이, 악어, 뱀, 따오기 등 각종 동물 미라에 한정된 입양이다. 이 입양운동은 인터넷을 통해서 이 전세계적으로 전개중인데 카이로의 아메리칸대학 고고학과와 이집트박물관, 골동품최고평의회(SCA) 등이 함께 벌이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의 저승 길동무


땅만 파도 먹고살 길이 있다 싶을 정도로 이집트 전 국토는 그야말로 ‘노천 유적지’다. 1천∼2천년 정도된 유물은 주목받지 못한다. 이런 이집트에서 각종 미라가 발견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동물 미라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왕이나 귀족들의 미라는 그렇다치고, 고대 이집트인들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을 동물들의 미라를 왜 만들었을까?

여기에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종교관이 스며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자신들의 애완용 동물을 저승가는 길에 함께 데려가 저세상에서도 같이 살기를 원했다. 그들은 저승으로 가는 여정을 안전하게 하도록 자신들의 미라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길동무 삼을 애완동물도 미라로 보존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애완용 동물들이 순장 형식으로 미라로 만들어지거나 자연사했을 때 미라로 만들어져 주인과 함께 묻히기도 했다. 또한 신성시하던 동물들이 죽었을 때 미라로 만들어지기도 했고, 일부는 행운을 불러들이기 위해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영원한 제물로 바치고자 미라를 만들어 봉헌하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카이로 근교 사카라 지역에서는 수백만 마리의 새가 미라로 처리되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3세기경까지 이어져왔던 동물 미라 처리는 이후 중단되었지만 현재까지 이집트에서 발굴된 동물 미라 무덤만도 130여곳에 이른다.

동물 미라는 미라 만드는 방법은 물론이고 멸종된 일부 동물들에 대한 연구나 질병 등으로 죽은 동물들의 미라를 통한 동물 병리학적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 소개되고 있는 입양 대상 미라 중에는 고대 이집트의 고양이 미라와 악어 미라에서부터 지금은 멸종돼 사라진 ‘신성한 따오기’ 미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라들이 포함돼 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카이로 아메리칸대의 살리마 이크람 박사는 “현재까지 입양된 미라는 입양을 필요로 하는 동물들의 60% 정도이며, 150여명의 후원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몇구의 동물 미라가 입양을 필요로 하는지와 얼마 정도의 기금이 마련되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악어 미라 800달러!

사진/ 동물 미라 전시실에 전시중인 원숭이 미라.
미라 입양 신청은 단순하다. 각 동물마다 정해져 있는 입양비를 일시불로 지불하면 해당 동물 미라의 양부모가 된다. 입양운동본부에서는 입양자에게 해당 미라의 사진과 각종 정보를 제공해준다. 입양은 단독 입양과 공동 입양이 있는데 입양비는 동물의 희귀성에 따라 다양하다. 공동 입양의 경우 새끼악어 100달러, 고양이, 개, 따오기, 큰 뱀이 100달러, 작은 뱀은 50달러이고, 매 종류나 원숭이 등 중요한 미라의 입양 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고대 악어 미라를 단독 입양하려면 800달러를 내야 한다. 이들 ‘양부모’가 낸 돈은 미라를 X레이로 조사하고 추가 파손을 막기 위하여 특수 상자에 넣는 등의 용도에 쓰이고 있다. 이집트박물관쪽과 입양운동본부에서는 앞으로 동물 미라 목록집을 발간하여 입양 후견인들의 이름도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동물 미라 입양운동을 계기로 이집트박물관 2층 한켠에 자리하고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동물 미라 전시관이 새롭게 각광을 받을 것이라 기대된다. 고대 이집트에서 가진 자들의 호사스런 행위로 평민들에게 부러움과 거부감의 대상이었던 동물 미라가 오늘날 이집트의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암만=김동문 통신원 yahiya@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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