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로 얼룩진 지역개발의 역사
등록 : 2001-05-15 00:00 수정 :
사진/ 북동부지역개발청에서 350만헤알(175만달러)의 예산을 받기로 하고 시공된 파라이바주의 호텔. 현재까지 이미 1천만헤알(500만달러)을 집어삼키고 아직도 완공이 안 되고 있다.
89년 낙후된 지역의 개발을 목적으로 브라질 정부와 민간 회사가 함께 투자해 산업시설을 유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10년간에 걸쳐 약 350만달러의 예산을 지급하고 회사는 이와 거의 같은 액수인 300만달러를 투자해서 연간 400t의 철을 생산하고 150명을 고용하는 철강회사를 운영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91년에서 2000년 사이에 정부는 당초 예정했던 투자액의 98%를 이미 지불했다. 계약에 따르면 회사쪽은 24개월에서 36개월 사이에 철강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갔어야 했다. 그러나 공장 모양만이라도 갖추는 데 무려 124개월이 걸렸다. 현재 연간 400t 생산이나 150명 고용인에 대해서는 흔적도 기록도 없다. 기계 한대 돌아가지 않는 공장을 4명의 경비원이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는 현직 내륙개발부 장관인 페르난두 베제하가 문제의 철강공장 ‘메타사’ 회사의 주인으로 있었던 89년에서 98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이 회사가 브라질 지역개발청으로부터 이미 400만헤알(200만달러)의 투자를 받은 뒤였던 1995년의 회사매출액은 10개월간 ‘깨끗하게’ 0헤알을 기록했고 단 2달 사이에 고작 3200헤알(1600달러)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처의 권력자들이 관여해 이런 식으로 국가예산을 말아먹은 예는 북동부와 아마존지역개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마존지역개발청(Sudam)과 북동부지역개발청(Sudene)이 세워진 이래로 셀 수도 없이 많다. 이 지역개발기구들이 설립되던 당시인 60년대의 북동부지역 상황은 그야말로 ‘암담한 현실’이었다. 문맹률은 인구의 60%에 달했고 영아사망률은 1천명 중 155명에 평균수명은 20세기 초반의 전세계 평균보다 조금 높은 43살이었다. 60년대에 브라질 산업화를 지휘했던 주셀리노 쿠비체크 대통령 정부가 세운 지역개발청으로 인해 30년간 존립해온 2100가 넘는 기업이 이 지역에 세워지고 47만명의 고용인구를 창출했다. 96년에서 최근 5년간은 거의 하루에 회사 하나가 세워지다시피 했다. 그러나 동시에 예산 부풀리기와 문서 조작, 공직자들의 부패와 공금횡령도 이 시기에 가장 왕성히 이루어졌다.
사진/ 바이아주에 들어선 석유화학 공장은 8천명을 고용하고 연간 5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어 지역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되었다.
전 국회의장이자 현직 상원의원인 자데르 바르발료와 그의 아내는 아마존지역개발청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던 6개 회사의 소유자였다. 96년에서 98년 사이에 상원의원이 공동소유자로 세운 회사는 몇 차례 주인을 바꾸는 계약을 치른 끝에 없어져버렸다. 그 사이에 지역개발청을 통해 정부가 회사에 투자한 1억3천만헤알의 행방은 묘연하고 회사 대지는 상원의원 소유의 6천ha 농장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카르도조 정부는 지난 5월 첫주, 아마존과 북동부의 2개 지역개발청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현재까지 연방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횡령 액수는 북동부 개발청이 22억헤알(11억달러), 아마존개발청이 3억6천만헤알(1억8천만달러)이다. 지역개발청이 고위직 정치가와 지역재산가들의 부정부패와 공금횡령의 복마전으로 전락하고 만 것에는 ‘태생적’인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된다. 지방세력가인 정치권력자들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설립 목적인 지역개발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일 것으로 보고 지방정부에 예산 결정과 실행, 감사까지 맡긴 것이 잘못이었다는 이야기다.
상파울루=오진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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