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 주정부 새 입양법안에 동성애 부부 제외… 시험관 아기 시술도 안 돼
동성애 커플이 자녀를 가지고 싶다면 법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둘뿐이다. 입양 아니면 시험관 아기다. 지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 두 가지 선택에 대한 동성애자들의 법적 권리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 동성애자의 입양권에 대한 논란은 7월31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가 새로운 입양법안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이 법안의 뼈대는 독신자에게도 일반 부부와 동등한 입양자격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41살인 입양자의 연령 하한선도 철폐하는 등 입양자격을 크게 누그러뜨렸다. 피학대 아동을 중심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온 입양대상 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인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동성애 커플에게만은 입양자격을 부여치 않고 있다.
동성애 가족도 아이양육의 건전한 터전
뉴사우스웨일스주 법개정위원회가 작성한 초기법안에는 동성애 커플에게도 동등한 입양권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져 동성애자들의 기대가 컸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당내 보수세력의 반발로 결국 정부 최종안에는 동성애자 관련조항이 삭제됐다. 동성애 그룹은 새로운 입양법안이 사회적 필요를 무시한 정치적 절충의 산물일 뿐이라고 격렬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동시에 아동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존재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줄 수 있는 보호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반 부부와 동등한 입양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도 이 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동성애 그룹의 불만과는 별개로 이 법안이 동성애 커플의 입양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커플 중 하나가 독신자 자격으로 입양신청을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동성애 그룹의 입장은 단호하다. 문제의 핵심은 동성애 가족도 일반 가정과 마찬가지로 아동양육을 위한 건전한 터전이라는 법적 인정이지 현실적인 입양문제는 개인적인 결정사항이라는 것이다.
동성애자의 입양권이 비교적 최근에 대두되었다면, 시험관 아기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각광받아왔다. 그런데 이 유일한 길마저 막힐 가능성이 생겼다. 8월1일 존 하워드 총리는 “주정부가 독신여성이나 레즈비언 커플이 시험관 아기를 갖는 것을 금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시험관 아기에 관한 법은 주마다 다른데 빅토리아주와 서오스트레일리아주가 동성애 커플의 법적 권리를 인정치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독신여성이나 레즈비언이 시험관 아기를 가질 수 없도록 규정한 빅토리아주의 ‘불임치료법’이 연방 ‘성차별법’에 위배된다며 무효화한 최근 법원의 판결이었다. 1984년에 만들어진 ‘성차별법’은 성별이나 결혼상태에 근거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하워드 총리는 법원의 판결이 ‘성차별법’을 잘못 해석했다고 규정하고 예외조항을 신설하는 법개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노동당과 민주당 “상원에서 보자” 하워드 총리의 법개정 선언은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 및 보수층 인사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영을 받았다. 더이상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생아의 양산을 법적으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동성애 그룹을 필두로 한 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엄청난 충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 정부의 인권에 대한 무관심을 질타하는 인권단체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야당인 노동당과 민주당은 상원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벌써부터 잔뜩 벼르고 있다. 상원에서는 여당이 과반수에 못 미치기 때문에 하워드 총리의 법개정은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험관 시술을 받는 여성의 15∼20%가 레즈비언이며 자녀를 가진 레즈비언 여성의 수가 약 9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동성애 가정과 자녀문제가 더이상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방증이다. 동성애 커플이 자녀를 가질 법적 권리의 확보로 새로운 가족개념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인가? 입양법과 성차별법의 개정을 둘러싼 대대적인 논쟁의 결과가 그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정동철 통신원dcjeong@hanimail.com

(사진/동성애자 부부가 가족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7월 열린 동성애자 권익보호를 위한 행진)
동성애자의 입양권이 비교적 최근에 대두되었다면, 시험관 아기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녀를 가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각광받아왔다. 그런데 이 유일한 길마저 막힐 가능성이 생겼다. 8월1일 존 하워드 총리는 “주정부가 독신여성이나 레즈비언 커플이 시험관 아기를 갖는 것을 금지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시험관 아기에 관한 법은 주마다 다른데 빅토리아주와 서오스트레일리아주가 동성애 커플의 법적 권리를 인정치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독신여성이나 레즈비언이 시험관 아기를 가질 수 없도록 규정한 빅토리아주의 ‘불임치료법’이 연방 ‘성차별법’에 위배된다며 무효화한 최근 법원의 판결이었다. 1984년에 만들어진 ‘성차별법’은 성별이나 결혼상태에 근거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하워드 총리는 법원의 판결이 ‘성차별법’을 잘못 해석했다고 규정하고 예외조항을 신설하는 법개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노동당과 민주당 “상원에서 보자” 하워드 총리의 법개정 선언은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 및 보수층 인사들의 열렬한 지지와 환영을 받았다. 더이상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생아의 양산을 법적으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동성애 그룹을 필두로 한 반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엄청난 충격”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 정부의 인권에 대한 무관심을 질타하는 인권단체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야당인 노동당과 민주당은 상원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벌써부터 잔뜩 벼르고 있다. 상원에서는 여당이 과반수에 못 미치기 때문에 하워드 총리의 법개정은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시험관 시술을 받는 여성의 15∼20%가 레즈비언이며 자녀를 가진 레즈비언 여성의 수가 약 9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동성애 가정과 자녀문제가 더이상 소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방증이다. 동성애 커플이 자녀를 가질 법적 권리의 확보로 새로운 가족개념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인가? 입양법과 성차별법의 개정을 둘러싼 대대적인 논쟁의 결과가 그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드니=정동철 통신원dcjeong@hani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