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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리포트/ 외제차 판매 증가는 경제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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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8-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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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제차 판매 증가는 부유층들의 상대적 안정 심리 덕택이다. 모스크바 시내에서 주행실험을 하는 외제차들)
올 들어 러시아에서는 유난히 외제자동차가 많이 팔리고 있다. 러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외제차는 주로 유럽산이다. 아우디를 비롯해 볼보, 폴크스바겐 및 르노 등이 판매고 증가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차종별로 보면 예전의 소형차 중심에서 시가 2만5천∼3만달러를 넘는 중·대형차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경제전문지인 일간 <코메르산트>는 “올 상반기 외제자동차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거의 폭발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러시아 경제가 그간의 정국 안정화에 힘입어 상대적인 안정세에 들어섰음을 반영하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과연 러시아 경제가 이제 정상궤도에 접어든 것일까. 아우디 모스크바 지사 대표 오스카르 아흐메도프는 “외제차를 사는 러시아 사람들은 실물경제 동향과는 무관하게 외관상 경제가 안정된 듯 보이면 언제든지 돈을 풀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라며 “최근 외제차 판매 증가는 이들의 상대적 안정심리 덕택”이라는 말했다. 외제차 판매가 급증한 것이 꼭 러시아 실물경제 성장에 힘입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발표된 경제관련 지수들을 보면 푸틴 대통령의 등장 이후 러시아 경제가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우선 달러에 대한 루블화 환율도 완만히 상승해 이제는 1달러당 27.80루블선으로 제법 안정세를 찾았다. 또 재무장관 알렉세이 쿠드린은 7월26일 연방위원회에서 올 상반기 러시아 경제는 성장률 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게르만 그레프 전략문제연구센터 소장이 푸틴에게 경제개혁 프로그램을 제출하면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선인 6%를 넘는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성장률이 주로 국내 생산증가보다 국제적 고유가에 힘입은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더이상 유가상승이 예상되지 않는 하반기에도 성장율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계속 오르고 있는 인플레율도 장밋빛 경제전망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연초에 책정한 올해 인플레 억제선인 18%가 이미 상반기에 무너져버렸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반기에 러시아 경제가 고인플레와 함께 저생산이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현봉 통신원parkhb_spb@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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