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계/ 〈brand eins〉
독일의 신문가판대 앞에 서면 수십 가지의 경제잡지를 만나게 된다. 바이오벤처 특집에서 ‘주식투자 100순위’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성공신화’를 내세워 독자들의 눈을 현혹한다. 소위 ‘신경제’의 출현은 다양한 경제잡지를 양산했다. 이제 막 20살을 넘겼을 듯한 젊은이들도 그 독자의 대열에 끼어 가판대 앞을 서성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가히 ‘경제지’의 전성시대이다.
가판대를 휩쓰는 현란한 잡지들 사이에서 내용만큼이나 표지 또한 단아한 잡지가 있어 화제다. 그 이름은 . 160쪽이 넘는 잡지 분량에 광고가 차지하는 면은 겨우 20쪽 남짓이다. 가격도 일반 경제지의 2∼3배가량인 9마르크이며, 표지 디자인도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미술잡지 같다. 잡지의 내용이나 성격 또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3월호의 표지에서는 ‘조직’(organization)이라는 단어만 눈에 띈다.
회사를 설립하려는 이들에게 ‘효율적 조직’은 커다란 과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마피아 조직의 구성과 기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마피아 조직과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콘체른’과의 유사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특히 조직 내에서 ‘돈 세탁’의 구조적 기능을 밝힌 부분은 흥미롭다. 또 다양한 이데올로그들이 모여 있는 ‘그린피스’ 조직을 해부하면서 ‘혼란’이 가져다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존 ‘조직’을 부정한 채 운영되고 있는 독일 신생기업 ‘비오로긱’(Biologik)을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와 노동자들은 와 더불어 지난 2000년 5월 있었던 ‘새로운 사회연대’라는 선언문의 공동발기인이기도 하다. 이 선언문은 와 닷컴기업 관련자들이 모여, 신자유주의에 응수하기 위한 새로운 시장질서 창출을 주창하며 발표한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는 않지만, 고정란인 ‘시도와 오류’는 이를 위한 의 노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기업의 분석을 위해 기업분석 전문가가 아닌 인문학자들이 초빙된다. 이들은 종사자들과의 세심한 인터뷰를 통해, 문예학과 심리학의 방법으로 그 기업의 문제와 가능성을 진단한다. 때문에 이들 인문학자들은 좀더 구석진 곳, 투자가의 눈으로는 관찰하기 힘든 영역으로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개선방향도 다분히 ‘인간적’이다. 이처럼 틀에 박힌 분석과 답변보다는 ‘새로운 질문과 접근’이 가 찾아낸 길이다.
일반 ‘경제지’를 도배하고 있는 주식시세를 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당연히 ‘경제전망’과 ‘투자동향’ 등 뭉뚱그리는 기사도 없다. 또한 자신들의 주장을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도 배제한다. 단지 끊임없는 ‘사례연구’와 르포르타주로 채워져 있다. 의 이런 ‘시도’와 ‘오류’가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