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건강 관리해온 의사의 폭로로 교도소 개선 논란… 어떻게 재소자 수를 줄일 것인가
약 150년 전에 모범적인 감옥으로 건설된 ‘상테’는 파리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유일한 교도소이다. 독일 점령기 아래서 베를렌, 아폴리네르 등 예술가와 작가들이 투옥되었고 얼마 전 나치전범인 모리스 파퐁과 미테랑 전 대통령의 아들이 무기밀매로 수감된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러나 건강을 뜻하는 ‘상테’(Sante(e위에 점)) 교도소는 오늘날 프랑스의 ‘치욕’이 되어버렸다.
동성애자 방치로 성폭행 발생
이 유명한 상테 교도소에서 수년간 재소자들의 건강과 보건 상태를 관리해온 대표의사 베로니크 바쉐르가 지난해 초 교도소의 비참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책을 펴낸 바 있다. 그 생생한 증언 덕분에 아무도 더이상 초과수용, 위생의 결여, 일상적인 폭력, 임의적인 행정, 낙후된 건물 등 교도소 문제를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상테 교도소에는 불법체류자들, 정치적·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들, 중형을 선고받았거나 탈출시도를 한 적이 있는 위험인물들, 테러리스트들이 수감되어 있다. 재소자의 대부분은 25∼45살의 젊은 층이며 외국인 출신이 수감자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상테 교도소에는 10.5㎡의 감방에 3∼4명이 수용되어 있다. 창문은 너무 작고 통풍이 전혀 안 돼 악취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방 안에 있는 공용화장실은 칸막이도 없다. 재소자 모두가 변비에 걸려 있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닌 셈이다. 유효기간이 5년이나 지난 약품들이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의료 현실도 문제다. 재소자 가운데 70%가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고 외부와의 단절, 위생 수단의 결여로 인한 정신적 쇼크로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현실은 94년 재소자의 건강관리가 보건부 소관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개선됐다. 치과 치료, 폐검사를 위한 X선 촬영, 성병 추적을 위한 피검사 등이 의무화되었고, 에이즈와 간염 검사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재소자의 80%가 의사의 제안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도 발병률을 낮추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많은 수감자들이 피부병과 천식 등을 앓고 있을 정도로 위생 시설이 끔찍하다. 바쉐르는 “한 수감자가 위생 상태를 의사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불 속에서 잡은 해충들을 소변검사를 목적으로 배포된 병에 갖고 왔다. 결국 모든 이불들이 교체되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동성애자 문제도 심각한 인권문제를 낳고 있다. 수감자가 의사나 행정 담당자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면 다른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다른 수감자에게 일단 그 사실을 숨길 것을 종용한다. 결국 교도소의 무책임한 방치가 강간을 불러일으키고 마는 것이다. 교도소 내의 자살 비율도 외부보다 12배가 높다고 한다. 상테 교도소에서는 93년 이래 9명이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징벌방의 비인간적 조건은 수감자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수감자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허리띠와 신발끈을 압수하는 조처를 취하지만 큰 효과가 없다. “한 수감자가 복통과 구토를 호소했다. X선 촬영을 한 결과 그의 뱃속에 면도날, 열쇠 꾸러미, 동전 10여개가 들어 있고 치명적으로 숟가락과 포크가 위장을 뚫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바쉐르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믿어지지 않는 광경을 묘사했다. 경범죄 위반자에게 대안 형벌 가능할까 99년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부 장관은 상테를 비롯한 5개 교도소의 개선을 결정하면서 화장실의 독립, 목욕을 더 자주 하도록 하기 위한 시설 개량, 징벌방 조건의 향상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게 일치된 여론이다. 사실 현재 교도소 제도의 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어떻게 재소자의 수를 줄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늘어나는 재소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교도소를 건설해왔지만 항상 초과수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의회는 미결수에게도 독방을 보장하는 법을 채택했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1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교도소를 건설해야 할 형편이다. 187개 감옥, 5만3천명 재소자를 위해 한해 78억프랑을 지출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국가경제의 커다란 손실이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1년 미만의 경범죄 위반자들의 사회 재편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도 ‘대안 형벌’을 비롯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사법, 의회, 정치권의 이러한 논의가 교도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실제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갈지는 미지수이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com

사진/파리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 유일한 교도소인 상테 교도소. 한 의사에 의해 이 교도소의 비참한 실태가 폭로되었다.
상테 교도소에는 불법체류자들, 정치적·사회적으로 중요한 인물들, 중형을 선고받았거나 탈출시도를 한 적이 있는 위험인물들, 테러리스트들이 수감되어 있다. 재소자의 대부분은 25∼45살의 젊은 층이며 외국인 출신이 수감자의 65%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상테 교도소에는 10.5㎡의 감방에 3∼4명이 수용되어 있다. 창문은 너무 작고 통풍이 전혀 안 돼 악취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방 안에 있는 공용화장실은 칸막이도 없다. 재소자 모두가 변비에 걸려 있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닌 셈이다. 유효기간이 5년이나 지난 약품들이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 의료 현실도 문제다. 재소자 가운데 70%가 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고 외부와의 단절, 위생 수단의 결여로 인한 정신적 쇼크로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현실은 94년 재소자의 건강관리가 보건부 소관으로 넘어가면서 다소 개선됐다. 치과 치료, 폐검사를 위한 X선 촬영, 성병 추적을 위한 피검사 등이 의무화되었고, 에이즈와 간염 검사는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재소자의 80%가 의사의 제안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도 발병률을 낮추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많은 수감자들이 피부병과 천식 등을 앓고 있을 정도로 위생 시설이 끔찍하다. 바쉐르는 “한 수감자가 위생 상태를 의사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불 속에서 잡은 해충들을 소변검사를 목적으로 배포된 병에 갖고 왔다. 결국 모든 이불들이 교체되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동성애자 문제도 심각한 인권문제를 낳고 있다. 수감자가 의사나 행정 담당자에게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하면 다른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다른 수감자에게 일단 그 사실을 숨길 것을 종용한다. 결국 교도소의 무책임한 방치가 강간을 불러일으키고 마는 것이다. 교도소 내의 자살 비율도 외부보다 12배가 높다고 한다. 상테 교도소에서는 93년 이래 9명이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징벌방의 비인간적 조건은 수감자들을 자살로 몰아가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수감자들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허리띠와 신발끈을 압수하는 조처를 취하지만 큰 효과가 없다. “한 수감자가 복통과 구토를 호소했다. X선 촬영을 한 결과 그의 뱃속에 면도날, 열쇠 꾸러미, 동전 10여개가 들어 있고 치명적으로 숟가락과 포크가 위장을 뚫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바쉐르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믿어지지 않는 광경을 묘사했다. 경범죄 위반자에게 대안 형벌 가능할까 99년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부 장관은 상테를 비롯한 5개 교도소의 개선을 결정하면서 화장실의 독립, 목욕을 더 자주 하도록 하기 위한 시설 개량, 징벌방 조건의 향상 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게 일치된 여론이다. 사실 현재 교도소 제도의 개혁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어떻게 재소자의 수를 줄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늘어나는 재소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교도소를 건설해왔지만 항상 초과수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의회는 미결수에게도 독방을 보장하는 법을 채택했는데 이를 실현하려면 1만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 교도소를 건설해야 할 형편이다. 187개 감옥, 5만3천명 재소자를 위해 한해 78억프랑을 지출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국가경제의 커다란 손실이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1년 미만의 경범죄 위반자들의 사회 재편입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도 ‘대안 형벌’을 비롯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사법, 의회, 정치권의 이러한 논의가 교도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실제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갈지는 미지수이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