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외모로 판단하지 말 것… 내가 만난 갑부 덩젠귀도 건달 같아
▣ 베이징=박현숙 전문위원 strugil15@hanmail.net
중국 ‘부자’ 하면 흔히들 옛날 영화에서 많이 본 퀴퀴한 냄새 나는 중국집 사장의 쩨쩨하고 좀생이 같은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시원하고 통쾌하게 돈을 쓴다고 생각하는 서양의 ‘세련된’ 부자들과는 달리 중국 부자들의 이미지는 다소 ‘일그러져’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외모와 치장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국 부자들의 전혀 ‘치장하지 않은 모습’은 간혹 황당한 경험을 안겨주기도 한다.
중국에서 근무하던 한 대기업 간부가 들려준 경험담이다. 주말마다 베이징 칭화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듣던 그 간부의 급우 중에는 크고 작은 중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느 날 후줄그레한 차림에 머리도 봉두난발에 가까운 한 급우가 점심식사를 제의했다. 수업시간에 한두 번 면식이 있을 뿐이던 그를 겉모습만으로 판단했을 때는 그저 별 볼일 없는 중소기업 경영자겠거니 하며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식사 초대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그를 따라나서는데, 갑자기 눈앞에 ‘BMW737’이 멈춰서더라는 게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탈 수 없는 그 고급차의 주인은 바로 봉두난발의 급우였다. 순간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 “아뿔싸, 또 실수했구나!” 그러면서 그는, 중국 부자들은 겉모습만으로는 그가 부자인지 가난뱅이인지 판단할 수 없으니, 절대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얼마 전에 나도 했다. 주인공은 중국 내 영화·드라마 제작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갑부로 통하는 덩젠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아무렇게나 걸친 헐렁한 티셔츠, 펑퍼짐한 고무줄 ‘꽃바지’. 덩젠궈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이다. 그 역시 앞에서 대기업 간부가 얘기해줬던 봉두난발의 급우처럼 전혀 ‘부자스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여느 성공한 기업인들이나 부자들과는 달리 전혀 바빠 보이지도 않았고, 격식이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를 건달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광저우 교외에 ‘작은 백악관’으로 불리는 호화 대저택을 짓고 그 안에서 ‘왕’처럼 살고 있는 덩젠궈는 중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짧은 ‘가방끈’과 무일푼으로 시작해 오늘날 중국 최고 갑부 반열에 오른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부자다. 미국의 오스카상 시상식에 참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양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덩젠궈의 인생철학은 ‘마음 내키는 대로’다. 마음이 시키지 않는 일은 죽어도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미국의 전 대통령 클린턴, 부시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합성해서 마치 진짜인 양 전시해놓은 그는 여느 졸부들과 마찬가지로 속물스러운 근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속물근성’마저도 솔직히 인정하며 다 ‘좋아서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전혀 ‘부자스럽지’ 않은 ‘부자’인 덩젠궈가 오늘날 중국 영화·드라마 업계의 ‘거성’이 된 배경은 물론 ‘돈의 힘’이다. 80년대 후반 아주 우연한 기회에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중국 개혁개방의 순풍을 타고 ‘운 좋게’ 돈을 번 중국 제1세대 부자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주로 해외 유학파 출신의 젊고 세련된 세대인 반면, 덩젠궈 같은 1세대 부자들은 개혁·개방 초기 ‘분위기 파악’을 잘한 덕에 일확천금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 초기 부자세대들이 간파한 것은 ‘돈의 힘’이다.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것이 뭔지 알아요?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거예요.” ‘건달’ 같은 갑부 덩젠궈가 한 말이다. 봉두난발을 하든, 고무줄 ‘꽃바지’를 입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든 중국 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지 결코 겉으로 과시되는 고상한 ‘이미지’가 아니다. 그러니 부디 주의하시라. 중국 부자들은 절대 ‘겉모습’만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중국에서 근무하던 한 대기업 간부가 들려준 경험담이다. 주말마다 베이징 칭화대학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듣던 그 간부의 급우 중에는 크고 작은 중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많았다고 한다. 어느 날 후줄그레한 차림에 머리도 봉두난발에 가까운 한 급우가 점심식사를 제의했다. 수업시간에 한두 번 면식이 있을 뿐이던 그를 겉모습만으로 판단했을 때는 그저 별 볼일 없는 중소기업 경영자겠거니 하며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식사 초대를 거절할 수가 없어서 그를 따라나서는데, 갑자기 눈앞에 ‘BMW737’이 멈춰서더라는 게다.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탈 수 없는 그 고급차의 주인은 바로 봉두난발의 급우였다. 순간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 “아뿔싸, 또 실수했구나!” 그러면서 그는, 중국 부자들은 겉모습만으로는 그가 부자인지 가난뱅이인지 판단할 수 없으니, 절대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얼마 전에 나도 했다. 주인공은 중국 내 영화·드라마 제작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갑부로 통하는 덩젠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아무렇게나 걸친 헐렁한 티셔츠, 펑퍼짐한 고무줄 ‘꽃바지’. 덩젠궈를 처음 만났을 때의 모습이다. 그 역시 앞에서 대기업 간부가 얘기해줬던 봉두난발의 급우처럼 전혀 ‘부자스럽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는 여느 성공한 기업인들이나 부자들과는 달리 전혀 바빠 보이지도 않았고, 격식이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그를 건달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광저우 교외에 ‘작은 백악관’으로 불리는 호화 대저택을 짓고 그 안에서 ‘왕’처럼 살고 있는 덩젠궈는 중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짧은 ‘가방끈’과 무일푼으로 시작해 오늘날 중국 최고 갑부 반열에 오른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부자다. 미국의 오스카상 시상식에 참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양복을 입어본 적이 없다는 덩젠궈의 인생철학은 ‘마음 내키는 대로’다. 마음이 시키지 않는 일은 죽어도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원칙이다. 미국의 전 대통령 클린턴, 부시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합성해서 마치 진짜인 양 전시해놓은 그는 여느 졸부들과 마찬가지로 속물스러운 근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그런 ‘속물근성’마저도 솔직히 인정하며 다 ‘좋아서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 전혀 ‘부자스럽지’ 않은 ‘부자’인 덩젠궈가 오늘날 중국 영화·드라마 업계의 ‘거성’이 된 배경은 물론 ‘돈의 힘’이다. 80년대 후반 아주 우연한 기회에 영화산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중국 개혁개방의 순풍을 타고 ‘운 좋게’ 돈을 번 중국 제1세대 부자라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난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주로 해외 유학파 출신의 젊고 세련된 세대인 반면, 덩젠궈 같은 1세대 부자들은 개혁·개방 초기 ‘분위기 파악’을 잘한 덕에 일확천금에 성공한 사람들이다. 이 초기 부자세대들이 간파한 것은 ‘돈의 힘’이다. “세상에서 가장 고상한 것이 뭔지 알아요?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거예요.” ‘건달’ 같은 갑부 덩젠궈가 한 말이다. 봉두난발을 하든, 고무줄 ‘꽃바지’를 입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살든 중국 부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지 결코 겉으로 과시되는 고상한 ‘이미지’가 아니다. 그러니 부디 주의하시라. 중국 부자들은 절대 ‘겉모습’만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