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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광우병 공포증’을 치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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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2-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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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궁여지책 끝에 다양한 대책 내놓아… 유럽 각국 자국이익 주장하며 설왕설래

1985년 영국에서 시작된 비극은 15년이 지난 오늘, 유럽 전역을 걷잡을 수 없는 재난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영국에서 88명, 아일랜드에서 1명, 프랑스에서 3명이 인간광우병(변형 크루츠펠트 야콥병)으로 죽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근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소들이 속속들이 발견돼 상황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학교급식 신뢰을 위한 정보 캠페인


오염된 사료가 병을 옮긴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88년 영국에서 죽은 소의 뇌와 내장을 사료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다. 그 결과 국내시장에서 위기에 몰린 영국 사료업계는 1만3천여t의 동물사료를 유럽으로 수출했고, 그 규모는 이듬해 두배로 증가했다. 유럽의 동물사료가 2000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광우병은 그 이상의 나라들을 잠재적으로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동물사료는 광우병의 동의어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 96년 시라크 대통령은 광우병이 인간에게 미칠 위험성에 대해 “믿을 수 있는 어떤 과학적 증거도 없다”고 평가하면서 “광우병보다는 차라리 미친 언론에 대해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프랑스 정부도 영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광우병의 위험성을 간과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지금에 와서 프랑스 주요 언론들은 ‘광우병, 지금 프랑스 차례이다’라고 꼬집고 있다. 이는 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프랑스 정부의 실책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인간광우병에 걸린 젊은 환자의 모습을 공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프랑스인들은 예방과 주의 속에 피난처가 있을 것으로 믿었다. 사람들은 영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금지된 이후 프랑스산이라는 품질보증이 붙은 육류를 안심하고 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프랑스 북부의 카르푸, 스톡 등 대형 슈퍼마켓들이 감염된 쇠고기를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하고 진열된 제품과 이미 판매된 제품을 수거하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면서 사람들은 프랑스 제품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 분노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의 관계, 안전대책 등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학교급식 문제에 대해 프랑스 북·동부지역의 초등학교에서는 시장과 학교 책임자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쇠고기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서부의 초등학교와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소고기가 급식에서 사용되고 있다.

조사대상 확대하고 식물사료 개발

프랑스 국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일관된 정책을 취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비판을 했다. 게다가 지난해 장 글라바니 농업부장관은 “6프랑이 채 안 되는 원가수준에서 준비되는 학교급식에서 그 책임자들에게 재료들의 근원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학교급식의 전반적인 질과 영양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우병 위기가 겹치면서 학교급식을 하는 600만 학생들의 부모들은 더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용회복과 정보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학교급식 관계자들에게 실용정보가 배포될 것으로 보인다.

사료는 광우병 확산 방지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이다. 영국 사료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프랑스는 91년 초 첫 광우병을 확인한 이래 겨우 지난해 말부터 이 병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식품위생관리국은 올해 예정된 첫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1천마리당 2.1마리 꼴로 광우병의 감염을 확인했다. 이 기구는 조사대상을 생후 2살 이상으로 노르망디, 브르타뉴, 르와르지역 같이 전염병이 이미 퍼져 있다고 평가되는 지역에서 자연사, 사고사 또는 의문의 병으로 죽은 것으로 확인된 소들만으로 한정했다. 이 제한적인 연구만으로도 전문가들이 1년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또한 이 기구는 축산업자와 수의사의 자발적인 신고에 기초한 광우병에 대한 감독망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왜냐하면 광우병으로 죽은 32마리 가운데 실제 11마리만이 신고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유럽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30개월 이상된 소들이 조사대상이 된다고 할 때 모두 2500만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테스트가 마무리될 때까지 매년 2만5천마리가 도살돼 지속적으로 인간의 식량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사실은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한다.

조스팽 정부는 광우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돼지와 가금류 등의 사육에 동물사료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비롯해 식품유통구조에 대한 전면적 통제 강화, 광우병 테스트의 확대 실시, 예방대책의 강화,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에 대한 연구 수단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7가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광우병에 대해 지금까지 ‘걱정 없다’로 일관해온 정부의 시책이 잘못된 것이고, 앞으로는 솔직히 모든 문제를 공개하여 예방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이 대책에 덧붙여 축산업자와 어려움에 처한 관련 산업을 위한 긴급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광우병 위기로 발생하게 될 실업자에 대한 구제대책도 포함될 예정이다. 광우병 위기를 관리하는 데만도 최소한 70억프랑이 필요한데 이를 조성하려면 다른 농업계획의 실현이 차질을 빚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먼저 2001년 예산에서 직·간접 공공보조기금으로 30억프랑을 조성하기로 했다.

동물사료를 대체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될 예정이다. 지난 92년 미-유럽연합 협약에 따라 유럽에서 유성식물의 재배면적이 제한되어 있는 조건 속에서 이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식물성 단백질류의 국가적, 집단적 생산을 장려하는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5만헥타르의 보충면적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나 브라질로부터 동물사료를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해결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대체 식물성 사료 개발을 위해서는 약 3억프랑의 연구비용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안’에 대한 반발들

사진/지난해 말 프랑스의 대형 슈퍼마켓들이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있는 쇠고기를 팔았다고 시인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SYGMA)
프랑스는 현재 이런 대책들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 광우병 공포가 점차 진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면 유럽의 상황은 어떠한가? 유럽 15개국의 농수산부 장관들은 지난해 11월15일 브뤼셀에서 모인 자리에서 광우병 감염 여부를 추적하는 테스트 계획을 실현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공동전략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17시간의 토론을 거치는 동안 자국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장관들의 이기적 대응은 인간광우병의 확산에 맞서 유럽이 공동대응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명백하게 했다.

이 모임의 목적은 프랑스 정부가 취한 조처를 유럽연합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과 프랑스산 육류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린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정부의 결정에 대한 논의, 완전히 비합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공포증을 해소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유럽연합에서 ‘소비자들의 건강과 보호’ 책임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바이른은 “지난해 11월 조스팽 정부가 발표한 7가지 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그 대책들이 광우병 저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지만 명백한 검증없이 일방적으로 취해진 것”이라며 유감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른 유럽의 장관들은 돼지와 가금류 사육에 동물사료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프랑스의 결정이 유럽의 다른 국가로 일반화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독일 장관은 “우리나라의 사료는 신용할 수 있는 방법에 따라 생산되었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면서 프랑스의 결정에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이 회의에서는 ‘위험’한 것으로 분류되는 동물들- 의심스러운 조건에서 죽었거나 미확인 병에 걸린 소들- 에 대한 테스트 계획에서 올해 17만마리로 예정됐던 조사대상을 40만마리로 확대하는 것이 제안되기도 했다. 최근 27번째 감염 소가 발견된 독일에서는 정부의 무책임에 항의하는 축산업자들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프랑스에서도 그 조사를 확대 적용하는 것에 대한 축산업자들과 관련 기업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급격한 소비감소로 인한 시장의 붕괴를 피하기 위해 자국 내 쇠고기 공급을 억제·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는 등 나라마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나타냈다. 광우병에 대한 유럽의 공동대응은 각국의 정치, 대중의 건강과 보건, 시장 문제들이 미묘하게 얽혀 발빠른 대응을 더디게 하고 있다. 이는 영국 정부의 위선이 가져온 무서운 결과를 아직도 절실하게 인식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스팽 총리는 테스트 계획의 일반화에 주저하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을 향해 “다들 우리나라의 고기는 안전하다고 말하면서 조기발견정책을 취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찾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광우병과의 전쟁을 시작하기도 전에 좌충우돌하고 있는 각국의 모습 속에서 국민의 건강과 보건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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