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계/ <호박석으로 지은 성>
<조르나우 다 따르지> <베자> <이스또에> <꽈뜨로 호다스>…. 현대 브라질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한번 이상 마주치지 않을 수 없는 신문과 잡지 이름들이다. 미노 카르타는 이 신문, 잡지들을 만들고 키운, 브라질 언론사의 주역 중 한 사람이다.
대부분 한 집안 식구들이 대를 물려 경영하는 신문사와 방송기업이 지배하는 브라질 언론계에서 40여년의 경력을 쌓는 동안 그는 바로 자신의 고용주였던 언론사 사주들에 대한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를 낮춘 적이 없다. 최근에 펴낸 소설 <호박석으로 지은 성>(O Castelo de mbar, 헤코르지 출판사)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견언론인 바를라의 입을 빌려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브라질과 같은 제3세계의 사회 현실에서 언론이 맡아야 할 책임과 역할에 대한 평소의 신념이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접촉했던 언론사 사주들에 대해, 그리고 거대 신문사 간부로 일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이 했던 정치 권력가들에 대해 거침없는 혹평을 퍼붓고 있다. 비록 실명을 쓰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면 누구라도 어떤 이를 가리키는지 곧 알아챌 수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하고 싶은 말을 후련하게 쏟아놓았다. 직접선거 제도가 가져올 수 있는 최대의 실패작으로 일컬어지는 89년도 페르난두 콜로르 대통령 당선에 대해서는 “브라질의 주인격인 보수 엘리트와 이에 협조한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규정짓는다. 많은 동료들이 자신이 소속된 회사를 옹호하는 가운데 점차 언론사 사주의 손발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봤던 그는 후배 기자들에게 자신의 직업과 직장을 혼동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왜냐하면 “모든 고용주(언론사 사주)들은 다 틀려먹었기 때문에.”
오늘날 브라질에서 최고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주간지인 <베자>의 창간호 표지를 붉은색 배경의 낫과 망치 그림으로 내놓았던 그는 요즘 젊은이들의 눈에는 과거의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다. 군사정부냐 아니냐, 직접선거에 찬성이냐 반대냐, 이렇게 선악의 구분이 분명했고 가치판단이 덜 복잡했던 시대의 인물이다. 지금은 거대자본 언론사를 떠나 주간지 을 경영하면서, 보수적이고 이기적인 브라질 중산층과 족벌체제 언론과 정부에 대해, 심지어는 개혁세력으로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당(PT)에 대해 비판의 붓을 휘두르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그는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세상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다고. 아직도 이 나라에는 너무나 많은 불평등이 존재하고 권력과 부는 너무나 적은 소수에게 집중돼 있기 때문에 무엇이 앞날의 희망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상파울루=오진영 통신원 ohnong@ig.com.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