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의 여인열전]
▣ 김재희/ <이프> 편집인 franzis@hanmail.net
한반도에도 비행소녀들이 하늘을 누비고 있다.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파일럿은 물론, 2002년을 기점으로 공군사관학교 여학생들은 전투조종사의 활동까지 말끔하게 해낸다. 이들의 선배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1897년 미국 캔자스의 애치슨이라는 작은 도시 출신으로 극성맞은 개구쟁이 소녀였으나, 시대가 요구하는 조신한 숙녀가 되는 길을 찾아 여학교 나와 간호사 교육도 받고 군병원에서 일하다 사회복지사가 되어 이민자 출신 아이들을 돌보기도 했다.
하지만 서른살 되던 해, 자기보다 네살 아래인 우편배달부, 항공우편을 담당하던 린드버그가 대서양 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문득, 제 안에 접혀진 두 날개가 퍼덕대는 소리를 듣고 본능에 충실하기로 맘을 바꿨다. 비행소녀를 꿈꾸던 당시 언니들은 있는 돈 몽땅 털어 비행학교에 등록하는 붐이 일었다 한다. 운 좋은 그녀, 이듬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기에 한 자리 얻어 타지만 손수 기계를 몰고 싶은 욕망을 잠재울 수 없어 용기와 담대함을 자랑하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포스터로 만들어 방 안 가득 붙이고는 정진하길 4년, 1932년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 이어서 태평양 횡단, 아메리카 대륙 종단까지 일취월장 승승장구, 국민 영웅이 되어 그 무렵 태어난 계집아이 중에는 아멜리아란 이름이 많았다 한다. 아멜리아의 활약 뒤에는 그녀를 지지하며, 멋진 활동을 책으로 엮어내는 남편이 있었다. 허술한 창밖으로 휘익 날아간 지도를 주우려 불시착을 감행하고 날개가 떨어져나가면 또 잠깐 쉬며 그걸 찾아 이어붙이고 날아야 했던 목숨을 건 대모험의 이야기들을 더 잘 듣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연을 주선하며, 아내의 훌륭한 기록 경신을 위해 물심양면 헌신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937년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오겠다고 떠난 아내의 비행기는 태평양 상공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녀의 전설은 더욱 신비해졌다. 아직도 전말이 드러나지 않은 실종 사건, 이를 추적하던 미군쪽 기록에 뭔가 은폐된 흔적이 확인되면서 진짜 미스터리 사건이 되고 말았다. 일본 패망 무렵 남편에게 보낸 편지는 사이판을 점령했던 일본군의 포로수용소에서 쓴 것으로 “나 잘 있고, 엄마한테 안부”라는 내용이었다. 비행기 추락 뒤 미국인 비행소녀를 봤다는 사이판 주민들의 증언, 2차 대전 직전 일본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궁금한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녀에게 뭔가 간곡한 부탁을 했다는 소문, 일본군에게 처형당했다는 추측, 종전 뒤 그녀가 신분을 감춘 채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까지 마치 김현희와 관련한 소문처럼 ‘국가 혹은 비밀’ 그런 야릇한 냄새만 자욱하다. 다만 실종 직전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사연만이 그녀의 분명한 진실로 남아 있을 뿐이다. “어떤 나라에 살든, 여자도 남자들이 꿈꾸는 일들을 죄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될 테니까요.”

(사진/ 연합)
하지만 서른살 되던 해, 자기보다 네살 아래인 우편배달부, 항공우편을 담당하던 린드버그가 대서양 비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문득, 제 안에 접혀진 두 날개가 퍼덕대는 소리를 듣고 본능에 충실하기로 맘을 바꿨다. 비행소녀를 꿈꾸던 당시 언니들은 있는 돈 몽땅 털어 비행학교에 등록하는 붐이 일었다 한다. 운 좋은 그녀, 이듬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기에 한 자리 얻어 타지만 손수 기계를 몰고 싶은 욕망을 잠재울 수 없어 용기와 담대함을 자랑하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포스터로 만들어 방 안 가득 붙이고는 정진하길 4년, 1932년 여성 최초로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 이어서 태평양 횡단, 아메리카 대륙 종단까지 일취월장 승승장구, 국민 영웅이 되어 그 무렵 태어난 계집아이 중에는 아멜리아란 이름이 많았다 한다. 아멜리아의 활약 뒤에는 그녀를 지지하며, 멋진 활동을 책으로 엮어내는 남편이 있었다. 허술한 창밖으로 휘익 날아간 지도를 주우려 불시착을 감행하고 날개가 떨어져나가면 또 잠깐 쉬며 그걸 찾아 이어붙이고 날아야 했던 목숨을 건 대모험의 이야기들을 더 잘 듣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강연을 주선하며, 아내의 훌륭한 기록 경신을 위해 물심양면 헌신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1937년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오겠다고 떠난 아내의 비행기는 태평양 상공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고, 그녀의 전설은 더욱 신비해졌다. 아직도 전말이 드러나지 않은 실종 사건, 이를 추적하던 미군쪽 기록에 뭔가 은폐된 흔적이 확인되면서 진짜 미스터리 사건이 되고 말았다. 일본 패망 무렵 남편에게 보낸 편지는 사이판을 점령했던 일본군의 포로수용소에서 쓴 것으로 “나 잘 있고, 엄마한테 안부”라는 내용이었다. 비행기 추락 뒤 미국인 비행소녀를 봤다는 사이판 주민들의 증언, 2차 대전 직전 일본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궁금한 루스벨트 대통령이 그녀에게 뭔가 간곡한 부탁을 했다는 소문, 일본군에게 처형당했다는 추측, 종전 뒤 그녀가 신분을 감춘 채 미국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까지 마치 김현희와 관련한 소문처럼 ‘국가 혹은 비밀’ 그런 야릇한 냄새만 자욱하다. 다만 실종 직전 남편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사연만이 그녀의 분명한 진실로 남아 있을 뿐이다. “어떤 나라에 살든, 여자도 남자들이 꿈꾸는 일들을 죄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만약 실패한다면 그건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도전이 될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