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신화 속에 압승 거둔 타이락타이당… 역대 선거 중 가장 더러운 선거로 남아
“이제 내 돈으로 커피를 사도 선거법 위반이 아니겠지?”
역시 돈 이야기다. 취재기자들에게 자축 커피를 돌리는 경찰 출신의 타이 최대 갑부 탁신 시나왓(Thaksin Shinawatra·51). 재계와 정계를 모두 석권하는 기록적인 이 사나이의 탄생은 ‘돈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새 천년 첫해의 돈 기억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번 타이 총선을 지켜본 기자의 머리 속에는 온통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난 ‘돈놓고 돈먹기’ 정치판의 돈 기억뿐이다.
7만개 마을에 3천만원씩 뿌려?
2년 전 탁신 시나왓의 주머닛돈으로 타이락타이당이 창당될 때부터 돈정치의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다. 당시 타이사회는 경제위기에 빠져 저마다 극심한 돈타령을 하고 있던 터라, 성공한 재벌 탁신이 내세운 ‘애국적’ 상표의 타이락타이당 창당은 돈맛을 아는 프로페셔널 정치꾼들을 줄줄이 불러세웠고, 시민들 속에서는 ‘재벌신화=국가경제구조’라는 환상이 즉각 자리를 잡아갔다. 이런 가운데 97년 난파 직전의 타이경제호를 물려받아 3년 동안 운행한 추안 릭파이(Chuan Leekpai) 총리정부의 ‘피곤한’ 기색을 간파한 탁신은 ‘환상경제호’를 발주시켜 타이사회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탁신이 밝힌 경제호의 운항좌표는 경제적인 배경이 없는 ‘깡통소리’로 요란했음에도 결국 돈에 쪼들린 시민들은 돈의 신화를 정치판에 투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탁신에게 덥석 차기총리 자리를 안기고 말았다. 그러나 21세기판 새로운 ‘돈정치’를 창조한 탁신은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지금부터 적어도 두 가지 돈에 대한 대답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첫째는 전국적 규모로 뿌렸던 금권선거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다.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 정치꾼들을 매수했느냐는 정치적 상층부에 대한 부분과, 얼마나 많은 돈을 지역마다 뿌려 매표를 했느냐는 정치적 하층부에 대한 것들이다. 그리고 둘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집요한 추적을 받으면서도 교묘하게 빠져나간 공약들에 대한 대답이다. 7만개 전국 마을마다 3천만원씩을 돌리겠다는 공약과 전 농가부채의 이자를 3년간 유예하겠다는 공약,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가를 명확히 밝히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이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성공한 정치가로 변신한 탁신, 그가 돈정치를 창조해 나가는 동안 시민사회의 자괴심도 깊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시민사회에 대한 절망감 같은 것이다. 우리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를 놓고 밤새도록 시름했다.” 존경받는 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니티 교수는 돈에 매수된 타이사회의 현실과 돈에 찌든 정치문화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정치에 대한 환멸감만 남았다.” 청년 은행원 타위삿의 말마따나 시민들 속에서는 개표가 진행되면서부터 일찌감치 결과에 대한 저항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수도 방콕에서만은 다른 결과를 기대했는데….” 백화점 점원 난티야도 뼈있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건 정치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방콕에서마저 탁신의 타이락타이당이 37석 가운데 29석을 쓸어간 결과에 대해 양식있는 시민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어쨌든 1월6일 타이 총선에서 예상했던 대로 탁신 시나왓이 이끄는 타이락타이당은 압승을 거두고 있다. 토요일 밤부터 시작된 개표는 일요일 새벽 3시50분 현재, 타이락타이당이 전체 하원 의석 500석 가운데 지역구 197석과 전국구 49석을 합해 총 246석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한편 추안 릭파이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 민주당은 같은 시간, 지역구 93석과 전국구 31석을 합해 모두 124석을 얻는 데 그쳐 제2당으로 전락했다. ‘찍을 정당이 없다’는 절망감 이번 타이 총선은 그동안 잠복해 왔던 ‘선거정치’와 ‘선거민주주의’에 대한 의심이 지난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표출되면서 ‘선거’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회의가 높아가는 시점에 치러졌다는 점과, 특히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세계적 규모로 휩쓸고 다니는 가운데 최대의 재벌총수가 경제카드를 빼들고 정치판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사실이 어우러져 자연스레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타이 시민들은 결국 두번의 좌절을 겪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선거전 내내 투표할 대상이 없다는 ‘선택정당 부재’의 절망감이라면, 두 번째는 개표와 동시에 드러나고 있는 ‘부정선거’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것이다. 선택 정당부재. 이 문제로 이번 선거전 동안 타이 시민들은 누구할 것 없이 마지막까지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망설임은 계층과 연령, 성별과 직업에 상관없이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깨끗한 정치가로 불리며 신망이 높았던 현 총리 추안 릭파이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은 경제위기 돌파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 속에서 일찌감치 전선에서 밀려났고, 전 총리 반한이 주도하는 찻타이당이나 경제위기의 원흉으로 몰린 역시 전 총리 차왈릿의 신열망당 같은 정당들은 구정치인에 대한 식상함으로 시민들의 관심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탁신이라는 갑부 재벌총수의 개인당 같은 모습을 지닌 타이락타이당이 ‘새로움’을 바라는 반대급부효과를 얻으며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했다. 많은 시민들은 재벌총수를 총리로 앉혀 국정을 사물화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재벌총수의 경제적 성공이라는 신화를 통해 현 국가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환상과 같은 이중성을 드러냈다. 이 지점을 포착한 탁신 시나왓 총수는 경제카드를 뽑아들고 선거운동 초기부터 도·농부문 전 지역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탁신의 타이락타이당이 압도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그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도 그만큼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부자도 돕고 가난뱅이도 도울 수 있다는 정당이 이 세상에 있다니….” 재벌총수가 꾸려가는 타이락타이당에 대해 공개적인 혐오감을 선언한 출라롱콘대학의 정치학교 수 차이 웅파콘 같은 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얼굴의 자본주의당이라 결국 시민들이 찍을 데가 없다”는 말과 함께 시민들에게 “투표장에 가되 무효표를 만들자”는 최후항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기자가 총선 취재 동안 만난 정치적 식견이 높은 현지 기자들만 해도 최종 순간까지 자신들이 던질 표의 향방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이번 선거는 시민들에게 ‘찍기’ 어려운 선거였다. 말하자면 정치적 혐오감과 선택정당 부재라는 주제가 함께 어우러져 시민들 스스로가 고통을 받으며 깊은 좌절감을 느껴야 했던 선거이다. 그런가 하면 시민들이 어렵게 결정해서 투표를 한 이번 총선이 역대 가장 ‘더러운’ 선거였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면서, 97년 제정한 새 헌법에 따라 치른 이번 총선에 걸었던 시민들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진 채 초라한 배신감만 남은 꼴이 되고 말았다. 집계 끝나지도 않았는데 재투표
공명선거 관련 시민단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를 질타했다. “돈을 뿌리는 놈들이 있더라도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을 법대로만 집행했다면 얼마든지 깨끗한 선거는 가능했다.” 이들의 불만 속에는 아직도 개혁적인 새 헌법의 집행이 정신적으로나 구조적으로 타이사회에 잘 먹혀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 담겨 있다.
어쨌든 개표가 시작된 토요일(1월6일) 밤 10시께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전화는 불이 났다. 개표장으로 몰려오는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자들과 재검표 요구자들에 대한 대처 방안을 묻는 지방선거관리위원회의 질의 전화들 탓이다. 그리고 결과발표 예상 시간이었던 일요일 밤을 넘어서면서 선거관리위원회는 기술적인 실수와 부정선거, 부정개표 항의로 여러 지역에서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며 발표를 연기했다. “현재까지의 결과만으로도 칸차나부리와 마하사라캄의 11개 선거구에서는 재투표가 불가피하다.” 선거관리위원 고톰 아랴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부 지역의 재투표 계획을 밝히는 것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했다.
아직 최종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탁신은 이미 일요일부터 내각명단을 흘리기 시작했고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중소정당들과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탁신의 정치적 장래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국민반부패위원회(NCCC)로부터 공직자 재산등록부정건으로 고발당해 있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서는 앞으로 5년 동안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못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시간이 없다. 정치적으로는 지금부터 30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두어달 안에 최종 판결을 내릴 헌법재판소에 맞설 준비작업을 해야하는 빠듯한 일정 탓이다.
따라서 탁신은 총리직 취임의 환희보다는 헌법재판소와 상대해야 하는 무거운 화두를 안고 두어달을 바삐 달려가게 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이제 차기총리 탁신에게 두개의 가능성을 안겨놓고 있다. 하나가 최단기 총리로 기록될 가능성이라면 둘은 화려했던 ‘돈정치’의 환상이 물거품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렇게 해서 타이정치는 21세기판 정치 시험무대에 올랐고 앞으로 두어달간 숨가쁘게 달려가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상당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선거정치에 대한 시민사회의 회의가 결국은 돈정치의 유희로 바뀌는 21세기의 어두운 정치판, 그 막이 타이에서부터 서서히 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군부독재 시절이 가고 돈정치의 시절이 오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 속에서.
방콕=정문태/ 국제분쟁전문기자·아시아네트워크 팀장

사진/선거기간 중 방콕 시내에서 ‘용춤’ 이벤트로 벌어진 타이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명선거 캠페인.
2년 전 탁신 시나왓의 주머닛돈으로 타이락타이당이 창당될 때부터 돈정치의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다. 당시 타이사회는 경제위기에 빠져 저마다 극심한 돈타령을 하고 있던 터라, 성공한 재벌 탁신이 내세운 ‘애국적’ 상표의 타이락타이당 창당은 돈맛을 아는 프로페셔널 정치꾼들을 줄줄이 불러세웠고, 시민들 속에서는 ‘재벌신화=국가경제구조’라는 환상이 즉각 자리를 잡아갔다. 이런 가운데 97년 난파 직전의 타이경제호를 물려받아 3년 동안 운행한 추안 릭파이(Chuan Leekpai) 총리정부의 ‘피곤한’ 기색을 간파한 탁신은 ‘환상경제호’를 발주시켜 타이사회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탁신이 밝힌 경제호의 운항좌표는 경제적인 배경이 없는 ‘깡통소리’로 요란했음에도 결국 돈에 쪼들린 시민들은 돈의 신화를 정치판에 투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탁신에게 덥석 차기총리 자리를 안기고 말았다. 그러나 21세기판 새로운 ‘돈정치’를 창조한 탁신은 축포를 터뜨리기 전에 지금부터 적어도 두 가지 돈에 대한 대답을 서둘러야 할 입장이다. 첫째는 전국적 규모로 뿌렸던 금권선거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다.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 정치꾼들을 매수했느냐는 정치적 상층부에 대한 부분과, 얼마나 많은 돈을 지역마다 뿌려 매표를 했느냐는 정치적 하층부에 대한 것들이다. 그리고 둘째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집요한 추적을 받으면서도 교묘하게 빠져나간 공약들에 대한 대답이다. 7만개 전국 마을마다 3천만원씩을 돌리겠다는 공약과 전 농가부채의 이자를 3년간 유예하겠다는 공약,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가를 명확히 밝히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대한 대답이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성공한 정치가로 변신한 탁신, 그가 돈정치를 창조해 나가는 동안 시민사회의 자괴심도 깊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시민사회에 대한 절망감 같은 것이다. 우리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가를 놓고 밤새도록 시름했다.” 존경받는 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니티 교수는 돈에 매수된 타이사회의 현실과 돈에 찌든 정치문화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불쾌하기 짝이 없다. 정치에 대한 환멸감만 남았다.” 청년 은행원 타위삿의 말마따나 시민들 속에서는 개표가 진행되면서부터 일찌감치 결과에 대한 저항감을 나타내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수도 방콕에서만은 다른 결과를 기대했는데….” 백화점 점원 난티야도 뼈있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건 정치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방콕에서마저 탁신의 타이락타이당이 37석 가운데 29석을 쓸어간 결과에 대해 양식있는 시민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어쨌든 1월6일 타이 총선에서 예상했던 대로 탁신 시나왓이 이끄는 타이락타이당은 압승을 거두고 있다. 토요일 밤부터 시작된 개표는 일요일 새벽 3시50분 현재, 타이락타이당이 전체 하원 의석 500석 가운데 지역구 197석과 전국구 49석을 합해 총 246석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한편 추안 릭파이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 민주당은 같은 시간, 지역구 93석과 전국구 31석을 합해 모두 124석을 얻는 데 그쳐 제2당으로 전락했다. ‘찍을 정당이 없다’는 절망감 이번 타이 총선은 그동안 잠복해 왔던 ‘선거정치’와 ‘선거민주주의’에 대한 의심이 지난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로 표출되면서 ‘선거’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회의가 높아가는 시점에 치러졌다는 점과, 특히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세계적 규모로 휩쓸고 다니는 가운데 최대의 재벌총수가 경제카드를 빼들고 정치판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사실이 어우러져 자연스레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타이 시민들은 결국 두번의 좌절을 겪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선거전 내내 투표할 대상이 없다는 ‘선택정당 부재’의 절망감이라면, 두 번째는 개표와 동시에 드러나고 있는 ‘부정선거’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것이다. 선택 정당부재. 이 문제로 이번 선거전 동안 타이 시민들은 누구할 것 없이 마지막까지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망설임은 계층과 연령, 성별과 직업에 상관없이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깨끗한 정치가로 불리며 신망이 높았던 현 총리 추안 릭파이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은 경제위기 돌파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 속에서 일찌감치 전선에서 밀려났고, 전 총리 반한이 주도하는 찻타이당이나 경제위기의 원흉으로 몰린 역시 전 총리 차왈릿의 신열망당 같은 정당들은 구정치인에 대한 식상함으로 시민들의 관심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다보니 결국 탁신이라는 갑부 재벌총수의 개인당 같은 모습을 지닌 타이락타이당이 ‘새로움’을 바라는 반대급부효과를 얻으며 전면에 부상하기 시작했다. 많은 시민들은 재벌총수를 총리로 앉혀 국정을 사물화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재벌총수의 경제적 성공이라는 신화를 통해 현 국가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환상과 같은 이중성을 드러냈다. 이 지점을 포착한 탁신 시나왓 총수는 경제카드를 뽑아들고 선거운동 초기부터 도·농부문 전 지역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탁신의 타이락타이당이 압도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그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도 그만큼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부자도 돕고 가난뱅이도 도울 수 있다는 정당이 이 세상에 있다니….” 재벌총수가 꾸려가는 타이락타이당에 대해 공개적인 혐오감을 선언한 출라롱콘대학의 정치학교 수 차이 웅파콘 같은 이들은 “모두가 똑같은 얼굴의 자본주의당이라 결국 시민들이 찍을 데가 없다”는 말과 함께 시민들에게 “투표장에 가되 무효표를 만들자”는 최후항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기자가 총선 취재 동안 만난 정치적 식견이 높은 현지 기자들만 해도 최종 순간까지 자신들이 던질 표의 향방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로 이번 선거는 시민들에게 ‘찍기’ 어려운 선거였다. 말하자면 정치적 혐오감과 선택정당 부재라는 주제가 함께 어우러져 시민들 스스로가 고통을 받으며 깊은 좌절감을 느껴야 했던 선거이다. 그런가 하면 시민들이 어렵게 결정해서 투표를 한 이번 총선이 역대 가장 ‘더러운’ 선거였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면서, 97년 제정한 새 헌법에 따라 치른 이번 총선에 걸었던 시민들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진 채 초라한 배신감만 남은 꼴이 되고 말았다. 집계 끝나지도 않았는데 재투표

사진/“얼마나 뿌렸을까.” 타이락타이당의 선거유세장에서 운동원들이 “탁신”을 연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