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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너희가 ‘어둠의 힘’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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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1-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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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덴티노 체포를 통해 유럽 밀수시장에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 마피아를 돌아본다

사진/지난해 12월22일 체포되어 다음날 검찰로 송치되는 마피아두목 프루덴티노. 그는 남동유럽 일대에 담배밀수제국을 건설했다.
6개월간이나 인터폴과 이탈리아 경찰의 특별지명수배를 받아오던 이탈리아 마피아두목 프란시스코 프루덴티노(52)가 지난해 12월22일 데살로니카에서 체포됐다. ‘남동유럽근방의 담배밀수단체의 조직 및 지휘’란 죄목으로 체포된 그는 경찰로부터 무기밀수와 협박탈취 등의 여죄도 수사받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데살로니카법정에 선 그는 자신의 범죄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몰락한 담배밀수의 왕

사진/1998년 7월 경찰에 의해 체포된 이탈리아 마피아두목 프란시스코 스치보니.
그의 체포는 이탈리아 정부의 ‘마피아와의 전쟁’ 중 가장 큰 쾌거였다. 프루덴티노가 체포된 이후 이탈리아 의회 소속 반마피아위원회의 기우세페 루미나 의장은 로마에서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몬테네그로 정부와 그리스 경찰에 감사하는 인사말을 발표하고 그의 체포를 “눈부신 결과”라고 표현하며 국제경찰들의 활동을 칭찬했다. 이탈리아 경찰에 따르면 프루덴티노는 이탈리아에서 특별지명수배대상자로, 나폴리시와 이탈리아 동남부의 푸글리아지방의 마피아단체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는 또한 지금까지 유고슬라비아, 알바니아, 불가리아 등을 중심으로 거대한 담배밀수제국을 건설해 담배밀수의 왕으로 불려왔다고 한다.


이탈리아 의회 반마피아소속 요원들은 6개월 전부터 프루덴티노를 잡기 위해서 그리스에 머물러왔다. 요원들은 그가 그리스 남쪽에 있는 고린도시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그곳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여왔으나 최근에 데살로니카에서 위조여권과 위조운전면허증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망을 좁히며 계속 체포기회를 노려왔다 한다. 경호원에 둘러싸인 마피아두목을 체포하기란 쉽지 않은 일. 마침 그가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는 기회를 타서 체포에 성공했다.

그리스는 지리적으로 남유럽의 교통중심지이기 때문에 국제밀수조직들이 중간거점으로 이용해왔다. 특히 터키, 아랍국가들, 동유럽을 통해서 유럽연합으로 공급되는 밀수품들은 대부분 그리스를 통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8월 말께에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벤베누토가 같은 조직원인 바코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벤베누토가 새로운 담배밀수선인 우크라이나 마피아와의 거래사실을 경찰에 흘렸다는 의심을 받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이 살해사건이 있은 이틀 뒤, 그리스 해안경찰은 팔리론항구의 ‘평화와 우정의 스타디움’ 근처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일곱명의 우크라이나인들과 네명의 그리스인들을 체포했는데, 이탈리아 마피아가 담배밀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 사건을 통해서 사실로 확인됐다.

사람까지 밀수한다

사진/순찰중인 이탈리아 경찰관들. 이탈리아 경제의 5분의 1을 마피아조직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칸국가들, 터키, 아랍국가로부터 그리스를 거치는 ‘밀수품’들은 담배, 마약, 무기류 등에서 ‘불법이민자’들까지 다양하다. 이들 밀수품과 불법이민자들은 그리스를 거쳐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탈리아 남부지역으로 보내진 뒤, 이탈리아 마피아에 의해 전 유럽으로 공급된다. 담배밀수의 규모만 해도 한해 약 3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른바 ‘현대판 노예무역’이라는 불법이민 밀수시장의 규모는 수백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알바니아,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에서 사람들을 모집해 서유럽에서 직업을 알선해준다는 명목으로 그리스나 이탈리아를 통해 서유럽의 매춘시장에 팔아넘기는 수법이다. 이때 불법이민자들로부터 ‘여행비’란 명목으로 돈을 받고, 팔아넘길 때도 매춘시장에서 돈을 챙기는 식이다. 이밖에도 ‘노예’로 농장이나 공장으로 팔아넘겨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조직들은 바다에서는 초현대식 모터보트와 무기들로 무장하고 있고 육상에서도 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차바퀴를 펑크내기 위한 못, 차 전면에서 튀어나오는 창 등으로 무장된 자동차로 도로를 누비면서 경찰의 추적과 ‘용감하게’ 맞서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경찰관 두명이 마피아를 추적하다가 중무장한 마피아차량과 충돌하는 바람에 숨진 사건도 있었다.

이탈리아 마피아의 영향력이 얼마나 엄청난지는 아테네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중국인 임화진(32)씨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하는 무역은 이탈리아 나폴리시에서 옷가지들을 수입해 아테네 옷가게들에 도매급으로 넘기는 일이다. 그는 마피아를 통하면 ‘세관을 합법적으로 통과’하면서 단지 10분의 1의 경비만이 소요된다면서 “경찰이든 세관이든 마피아가 장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경비를 줄이기 위해 이탈리아 마피아와 거래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럽에서는 이번에 체포된 프루덴티노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그가 경찰의 발표대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마피아 조직의 두목인 게 확실한지, 그의 체포가 단지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탈리아 정부의 전시용 사냥은 아닌지를 놓고 의문이 분분한 것이다.

아테네=하영식 통신원youngsig@ote.net

마피아, ‘세계화’의 역사

사진/영화 <대부>에서 새 두목에게 충성을 표시하는 마피아단원. 두목에게 절대 복종하는 것은 마피아조직의 철칙이다.
영화 <대부>를 통해서 유명해진 이름인 돈 콜레오네 가족의 뿌리는 이탈리아 시실리로 거슬러오른다. 실제로 마피아는 시실리에서 시작되었다. ‘마피아’(MAFIA)라는 이름의 유래는 13세기 시실리가 프랑스 치하에 있을 때 한 소녀가 프랑스 군인에게 강간당한 뒤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어머니가 딸의 시신을 부여잡고 ‘마피아’(나의 딸)라고 외쳤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시실리는 역사적으로 계속 외세의 침략에 시달리면서 ‘비밀사회’가 자연스럽게 발달되었다. 적들에 대항하기 위해 가족을 기본단위로 한 조직이 생겨나게 되며, 여기서 돈(Don)이란 말은 두목을 뜻한다. 각 마을마다 돈이 있었고 돈들의 돈이 선출되었다. 각 조직원들은 입회하면서 서약을 했는데 그 내용은 지금도 마피아조직의 불문율로 내려오고 있다. 이 무시무시한 불문율을 살펴보면, △고문이나 죽음의 위협하에서도 절대로 마피아나 조직원들의 비밀을 드러내지 않는다, △상관에 절대복종한다 △친한 마피아조직을 지원하는 것을 불문에 붙인다, △가족일원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공격도 모두에 대한 공격이므로 복수한다 △관료들과의 어떠한 접촉도 단절한다는 다섯 가지의 원칙을 갖고 있다. 마피아에 가입하는 것은 종교에 입문하는 것과 같이 생의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 마피아조직의 단결력은 가족이나 종교단체보다도 강하며 ‘은퇴’란 있을 수 없다. 심지어 ‘살인’을 조직가입의 중요한 과정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설도 있다.

외세의 지배에서 벗어난 뒤 마피아조직들이 범죄 집단화하게 되고 시실리는 마피아두목이 시장으로 선출돼왔다. 그러나 1920년대에 무솔리니가 집권하면서 마피아는 ‘대박해’에 시달리게 된다. 당시에는 마피아조직원이라고 추측만 되면 모두 투옥되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마피아조직들이 미국으로 옮겨가게 된다. 2차대전 뒤에는 연합군이 이탈리아로 들어오면서 감옥에 있던 마피아단원들도 반무솔리니 정치범이란 명목으로 자유의 몸이 된다. 한편, 미국에서는 1930년대에 ‘금주법’이 제정되면서 마피아가 밀주판매를 통해 엄청난 물질적 기반을 쌓게 된다. 그뒤 미국의 마피아조직들과 이탈리아 마피아조직들은 50년대 말에 남미로 발을 뻗어 마약밀수를 하게 될 정도로 국제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한다. 이탈리아 마피아는 이후 지하세계를 독점해오다가 동구권 붕괴 뒤 알바니아나 러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조직들과 경쟁관계에 들어가게 된다.

마피아라 하면 대부분 시실리마피아를 떠올리지만 이외에도 여러 개의 다른 마피아조직들이 이탈리아를 근거지로 활동하면서 ‘세계화’하고 있다. 이번에 검거된 프루덴티노의 경우 1983년에 조직된 신흥범죄조직인 스쿠(SCU: Sacra Crona Unita, 통일신성왕관)의 두목이라고 알려져 있다.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이 조직은 콜롬비아 범죄조직들, 이탈리아 그룹들, 러시아와 아시아의 조직범죄집단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주로 ‘현대판 노예무역’에 종사해왔다고 한다. 약 50개의 소조직이 유고슬라비아, 알바니아, 영국, 벨기에, 독일에 건설돼 있고 조직원 수는 약 1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수천명의 알바니아 여인들을 이탈리아로 밀수하여 매춘시장에 보내는 일을 해왔다. 또한 이번 두목의 체포를 통해서 담배, 무기밀수도 주요 사업품목임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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