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좀더 양식있는 아시아인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전하는 아픈 목소리
‘한국인’. 아시아에서 지금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죄송스럽게도, 이번주 ‘아시아 네트워크’는 무슨 애국적 민족주의나 우월적 인종주의 같은 걸 내세워 우리를 진단해보자는 뜻이 추호도 없습니다.
단일민족 5천년 역사를 떠들고 다닌들…
갑작스레 이런 주제를 빼내든 것은 아니고, 그동안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몰랐거나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왔다는 사실을 한번쯤 짚고 넘어가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에, 마침 연말연시를 맞아 대규모 관광단이 동남아시아로 흘러 나오기에 이런 기획을 마련해본 것입니다. 기왕에 동남아시아로 나오는 길, 현지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좀 알고 나온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바람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해외여행이 ‘그림의 떡’인 대다수의 우리 건전한 시민들에게는 아시아에 대한 정보로서라도 이 기획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감상적인 민족주의 교육을 받은 저희 세대들로서는 아직도 누가 한국이나 한국인에 대해서 비판을 하기라도 하면 이내 얼굴을 붉히며 대꾸를 해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이게 10여년을 넘게 동남아시아에서 살아온, 그래서 비교적 국제적 감각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저의 솔직한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비판 수용에 매우 인색한 한국인’, ‘옹졸한 자부심을 지닌 한국인’. 이건 일전에 타이 현지의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한국사람들은 왜 그렇게 건방진가?”라는 화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던 날 밤에 저 스스로를 타박한 말입니다. 한국인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개 아시아의 현지인들이 우리 한국인을 바라보는 인상들은 이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백날 5천년 역사를 외친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떠들고 다닌들, 우리가 비교적 먹고살기가 괜찮은 양 폼을 잡은들, 우리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고 거만을 떤들, 우리가 그깟 자동차나 냉장고를 좀 팔아 먹은들, 아시아 사람들은 우리가 구구절절 자랑하는 이런 단골 주제거리에 대해 눈도 껌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시아에는 우리보다 긴 역사를 지닌 사회가 버글버글한데다, 단일민족설 같은 괴상한 걸 믿거나 존경하는 이들도 없고, 먹고사는 문제로 우리처럼 긴장하는 문화가 아닌데다 독재정권에 저항하지 않는 시민사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시아는 참으로 거대한 땅이고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광장입니다. 그렇다고 기죽지는 말자 이러다보니, 우리만 바보가 되는 경우가 참 허다합니다. 사람들과 문화가 달라 대놓고 우리를 욕하지는 않지만, 대개는 한국인들이 이런 걸 내세우며 아시아의 현지인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를 얕잡아 보고 함부로 하고 다닌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여권에 박힌 ‘리퍼브릭 오브 코리아’는 단지 여행용 서류일 뿐이지, 이게 무슨 귀천을 나누는 신분증명서가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국가니 인종이니 민족이니 성별이니 빈부니 또는 종교와 문화 같은 걸 구분을 하지 말고 한번 아시아인들과 상대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아시아로 나오는 길, 부디 아시아 시민들의 정서를 헤아려 보면서 동시에 우리 스스로를 살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아시아 네트워크’는 “한국인이여 꿈에서 깨어나라”는 아픈 제목을 달고 동남아시아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무슨 죄인처럼 기죽지는 마십시오. 아시아를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구경하면서 아시아라는 거대한 테두리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국인’임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 네트워크 팀장

갑작스레 이런 주제를 빼내든 것은 아니고, 그동안 우리가 스스로를 너무 몰랐거나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해왔다는 사실을 한번쯤 짚고 넘어가는 것이 옳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에, 마침 연말연시를 맞아 대규모 관광단이 동남아시아로 흘러 나오기에 이런 기획을 마련해본 것입니다. 기왕에 동남아시아로 나오는 길, 현지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좀 알고 나온다면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바람을 담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해외여행이 ‘그림의 떡’인 대다수의 우리 건전한 시민들에게는 아시아에 대한 정보로서라도 이 기획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감상적인 민족주의 교육을 받은 저희 세대들로서는 아직도 누가 한국이나 한국인에 대해서 비판을 하기라도 하면 이내 얼굴을 붉히며 대꾸를 해야 직성이 풀린답니다. 이게 10여년을 넘게 동남아시아에서 살아온, 그래서 비교적 국제적 감각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저의 솔직한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비판 수용에 매우 인색한 한국인’, ‘옹졸한 자부심을 지닌 한국인’. 이건 일전에 타이 현지의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한국사람들은 왜 그렇게 건방진가?”라는 화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던 날 밤에 저 스스로를 타박한 말입니다. 한국인 모두가 그렇다는 뜻은 아니지만 대개 아시아의 현지인들이 우리 한국인을 바라보는 인상들은 이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백날 5천년 역사를 외친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고 떠들고 다닌들, 우리가 비교적 먹고살기가 괜찮은 양 폼을 잡은들, 우리가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다고 거만을 떤들, 우리가 그깟 자동차나 냉장고를 좀 팔아 먹은들, 아시아 사람들은 우리가 구구절절 자랑하는 이런 단골 주제거리에 대해 눈도 껌뻑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시아에는 우리보다 긴 역사를 지닌 사회가 버글버글한데다, 단일민족설 같은 괴상한 걸 믿거나 존경하는 이들도 없고, 먹고사는 문제로 우리처럼 긴장하는 문화가 아닌데다 독재정권에 저항하지 않는 시민사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시아는 참으로 거대한 땅이고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광장입니다. 그렇다고 기죽지는 말자 이러다보니, 우리만 바보가 되는 경우가 참 허다합니다. 사람들과 문화가 달라 대놓고 우리를 욕하지는 않지만, 대개는 한국인들이 이런 걸 내세우며 아시아의 현지인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만약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우리를 얕잡아 보고 함부로 하고 다닌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여권에 박힌 ‘리퍼브릭 오브 코리아’는 단지 여행용 서류일 뿐이지, 이게 무슨 귀천을 나누는 신분증명서가 아닙니다. 이번 기회에 국가니 인종이니 민족이니 성별이니 빈부니 또는 종교와 문화 같은 걸 구분을 하지 말고 한번 아시아인들과 상대해보지 않으시렵니까? 아시아로 나오는 길, 부디 아시아 시민들의 정서를 헤아려 보면서 동시에 우리 스스로를 살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아시아 네트워크’는 “한국인이여 꿈에서 깨어나라”는 아픈 제목을 달고 동남아시아의 소리를 전하고자 합니다. 그렇다고 무슨 죄인처럼 기죽지는 마십시오. 아시아를 마음껏 즐기고 마음껏 구경하면서 아시아라는 거대한 테두리 속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국인’임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아시아 네트워크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