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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문화의 기간산업 박물관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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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2-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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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계/ <교육받은 시선>

프랑스 문화부에 2001년 국가예산의 0.98%에 해당하는 160억프랑이 책정되었다. 프랑스인들은 문화부 예산이 머지않아 1%를 넘어설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드골 대통령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앙드레 말로의 강력한 요구로부터 시작된 문화부 예산의 상승은 현 타스카 장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왔으며 항상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미테랑 대통령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루브르, 퐁피두센터, 라 빌레트의 과학과 산업의 도시, 오르세 박물관, 아랍연구소 등 대규모 사업을 벌여 ‘미테람세스 1세’라고 불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예술가의 창조 활동에 대한 지원보다는 문화부분의 ‘기간산업’이라고 부르는 박물관 건설에 중점을 두었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분야에 대한 이런 ‘무모한’ 투자가 오늘날 8천만명(98년 통계)의 외국 관광객을 프랑스에 유치하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그러한 사업들은 기본적으로는 “모두를 위한 문화”(Culture pour tous) 즉 국민들이 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문화정책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공공서비스의 개념과 활동이 새롭게 정립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20년간 박물관, 도서관 등 문화기관들 내부, 외부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는데 일단 수적인 면에서 전국에 1079개의 박물관이 들어섰고 역사, 자연사, 현대미술, 치즈 등 다양한 박물관이 선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박물관의 기능을 둘러싸고 이루어진 내부 개혁은 놀랄 만한 것이었다. 소장품의 보관연구 장소이며 명상의 공간이었던, 전통적 개념의 박물관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박물관이 상설 전시만 한다면 이미 한번 다녀간 관람객을 다시 유인하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의 박물관들은 대중의 문화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기획 전시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받은 시선>(Le regard instruit)은 루브르박물관 주관으로 지난 99년 4월에 열린 “박물관에서의 교육적 행동과 문화적 행동”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에서 발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회의는 프랑스, 미국, 네덜란드, 독일의 경험을 토대로 박물관의 새로운 임무를 정립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이 책은 박물관의 다른 역할과 관련해 ‘교육을 어떤 위치에 놓아야 하는가’, ‘대중의 기대와 영감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관람객을 유인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가’ 등 박물관의 미래와 관련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유럽 여러 나라의 문화정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있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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