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세계/ 이민사를 다룬 두권의 책
최근 이민사를 다룬 두권의 책이 브라질 독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자코 긴스부르그의 <이미 일어난 일은 어차피 일어난 일>(아텔리에 출판사)은 20세기 초부터 시작해 2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진 러시아와 동유럽 출신 유대인들의 이민을 다룬 책이다. 작가는 1세대가 브라질 땅에서 정착한 사연부터 2세대에서 두 문화가 어울려 섞이는 현상, 2세대들이 브라질사회의 주류세력으로 등장하는 모습들을 단편소설 형식으로 엮어 보여주고 있다.
이민이라는 드라마, 그 안에 담긴 꿈과 야망, 포부와 좌절, 익숙한 것들로부터 떨어져야 하는 아픔, 새로운 것에 대한 매혹 등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빨리 언어를 익히고 현지사회에 적응하고 싶은 조바심과 고향땅의 관습과 문화를 지켜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등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편 치밀한 자료조사와 예리한 분석에 기초해 유명 인사들의 전기를 써내 어떤 학술 논문보다 뛰어나게 당대의 사회상을 조명하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페르난두 모라이스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브라질로 이민한 일본인들의 모습을 그려낸 <더럽혀진 명예>(꼼빠니아 다스 레뜨라스 출판사)를 펴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을 점령한 미국은 전쟁에 패배한 일본 국민들이 적대적이고 복수심에 가득 차 저항할 것이라고 염려했지만 실제로 그런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브라질의 일본 교포사회의 모습은 그와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그중에서도 ‘신도 렌메이’라는 교단을 만들어 천황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일본혼을 지킬 것을 다짐하며, 패전을 인정하는 같은 일본 이민자들을 ‘명예를 더럽힌 비겁자들’이라고 공격했던 과격파 이야기가 이 책의 주된 줄거리다.
당시 브라질 언론들에 의해 ‘일본 KKK단’이라고 불렸던 이 단체는 브라질의 일본 이민 인구가 20만이던 당시에 10만명의 회원까지 두는 기세를 떨쳤다. 1946년에서 1947년 사이에는 ‘명예를 더럽힌’ 동포 이민자 23명을 살해하고 147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신도단체의 회원들은 대부분 2차 세계대전 뒤 이민온 일본인들이었고 피해자들은 그전에 이미 브라질사회에 들어가 자리잡고 있던 중산층 일본인들이었다.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는 40년대 일본 이민사회의 모습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풍부한 역사적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왜 그당시의 일본 이민자들이 그토록 본국의 전쟁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매달렸는가는 분석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상파울루=오진영 통신원ohnong@ig.com.br

신문기자 출신의 작가는 40년대 일본 이민사회의 모습뿐만 아니라 브라질의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한 풍부한 역사적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왜 그당시의 일본 이민자들이 그토록 본국의 전쟁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매달렸는가는 분석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상파울루=오진영 통신원ohnong@ig.com.b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