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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는 정치 대신 민중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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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1-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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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권변호사 카테리나 이야트로풀루

-어떤 연유로 불법이민자들을 위한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67년 그리스에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선 이후 뒤 아테네법대 학생이었던 나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리스를 떠나 유럽을 몇년 떠돌아다녀야 했다. 당시 난민과 같은 신세로 산 경험이 있어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돌아와서는 계속 이들을 위해 일하게 되었다.

-당시 그리스를 떠나야 했던 이유는.

=당시 나는 학생운동조직의 대표였다.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체포되었는데 이후 감옥에서 나와 그리스를 떠났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고문에 의해 희생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고문을 당한 경험은 있는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35일 동안 25m 깊이의 지하감옥에서 완전히 고립된 상태로 지내야 했다. 내 머리 위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발자국소리를 듣고서 고함을 쳐도 바깥에서는 들을 수 없는지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위로 불려가서 머리를 집중적으로 얻어맞았다. 나중에는 머리를 경찰들이 너무 많이 벽에다 들이박아 내 머리가 엄청나게 커졌다는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이들은 외상이 나지 않게 여자인 내 몸을 완전히 내부에서 부쉈다.

-변호사로 일해오면서 어려운 일은 없었나.

=아마 그리스 사법사상 최초로 86년에 경찰이 변호사인 나를 아무 이유없이 체포해서 구속시켰을 것이다. 이유는 내 집에서 헤로인과 주사기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헤로인은 나를 체포한 뒤 경찰이 들어와서 숨겨놓은 것이고 주사기는 바늘이 없는 것으로 고양이에게 투약하기 위해 쓰던 것이었다. 일주일을 유치장에 갇혀 있었지만 바깥에서 학생들과 시민들이 경찰서 앞과 거리에서 시위해준 덕에 나올 수 있었다. 학생 때부터 좌익으로 찍힌 상태였고 변호사로서 불법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항상 정부와 마찰을 일으켜왔다.

-당시에 학생대표였다면 현재 집권사회당의 정치인들과는 학생 때부터 긴밀한 관계일 텐데 정치에 대한 포부는 없는지.

=군부독재 시절 이후 정치에 입문한 사람들은 당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시간만 기다린 사람들이다. 감옥에 갔다 왔다는 사실 하나만 내세우면서 평생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남을 착취해 살아온 사람들이다. 나는 정치를 믿지 않는다. 민중을 믿는다. 민중에 의해 조직된 힘이 세상을 이끄는 날을 기다린다.

-현재의 사회를 변호사의 입장에서 평가해본다면.

=부자들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굶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들의 부의 축적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도리어 자랑하고 있다. 이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현상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가 오늘의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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