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찍는 후보가 당선될까. 2012년 12월19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제18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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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은 특별히 더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하는 역대 대선 결과(1997년 이후 현재까지)를 살펴보면 인천·경기도·충청도 유권자의 선택이 대통령 당선과 직결됐습니다. 이들이 확실한 ‘대세 유권자’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해온 지역 구도 속에서 호남 유권자는 진보정당 후보에게, 영남 유권자는 보수정당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져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어떨까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4월 첫쨋주 여론조사 결과, 현재 대세 유권자인 인천·경기 거주자는 문재인 후보를, 역시 대세 유권자인 자영업자와 대전·충청·세종 거주자는 안철수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고 있습니다. 팽팽합니다. 4월17일(월)부터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대세 유권자는 어느 후보로 쏠릴까요. 다자 구도 속에 2강 체제로 시행되는 19대 대선에선 대세 유권자의 판단이 엇갈려 결과를 예측하기 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세 유권자는 능력, 즉 어느 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직을 감당해낼 힘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할 겁니다. 이에 견줘 진보 혹은 보수 정당의 후보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유권자는 ‘굳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후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이상에 가까운 후보, 신뢰도가 높은 정당의 후보를 지지해왔을 겁니다. 능력이 오랜 시간 검증을 거치면 신뢰가 되고,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한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면 그것이 곧 능력이 됩니다. 무엇이 좋고 나쁨은 없을 듯합니다. 다만 대통령을 선택하는 유권자들의 정치 행위가 당선자로부터 배신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권자가 배신당하지 않으려면 유권자가 후보에게 보내는 사랑이 짝사랑이 되지 않기 위해, 거꾸로 후보 입장에선 유권자들로부터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라는 슬픈 통보를 받지 않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의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첫째, ‘정당에 대한 의리’입니다. 국정운영은 대통령 또는 대통령 측근 몇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당이 대통령과 함께할 때 책임 있는 국정운영이 가능합니다. 둘째, ‘정치철학에 대한 의리’입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과 가치에 충실해야 합니다. 당장의 유불리를 떠나 의견과 태도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때 예측 가능한 국정운영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로 ‘국민에 대한 의리’입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이 국민과의 의리를 저버린 가장 극단적 사례일 겁니다.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자주 얼굴을 마주해야 사랑이 유지되죠. 적어도 1년에 한두 차례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와 국정 과제를 놓고 시민과 토론하는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누가 이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요. 최정묵 공공의창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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