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석] 무서워라, 벌금 80만원 ^·^
등록 : 2004-01-01 00:00 수정 :
얼마전
윤민석(39) 송앤라이프 대표는 ‘벌금에 쫄았다’는 엉뚱한 오해를 받았다. 2003년 크리스마스에 윤 대표가 만든 캐럴 접속곡(메들리) 때문이었다. 윤 대표는 <기쁘다 구주오셨네> <울면 안돼> <고요한 밤> 등 유명한 캐럴 7곡의 노래 가사를 바꿔서 재벌로부터 ‘차떼기’로 대선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이 노래들은 네티즌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돈만 안 돼 돈만 안 돼/ ××××에는 돈을 실었던/ 트럭까지 드려야 한대// 동전 안 돼 수표 안 돼/ ××××에는 현금 박치기/ 현금을 더 좋아하신대// 쇼핑백도 사과상자도 007가방 비닐봉지도/ ××××에게는 통째로 드려야 한대// 돈만 안 돼 돈만 안 돼/ ××××에는 돈을 실었던/ 트럭까지 드려야 한대.”
그런데 노래에서 ‘차떼기 당’ 이름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윤 대표는 2002년 4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빗댄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를 발표했다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80만원을 물어야 했다. 그는 홈페이지의 제작 후기를 통해 다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려다니는 게 싫어 ‘엄격하고도 심도 있는’ 내부 검열()을 통해 특정 정당 이름을 ××××로 적었고, 노래에서는 ‘삐~’ 소리로 대신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윤민석이 알아서 긴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풍자적 가사에 걸맞게 제작배경도 ‘자기검열’ 등 비틀어 역설적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런 ×××들”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고, 이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나에게는 벌금 80만원이 무지막지한 타격이어서 웬만하면 높은 분들의 일에는 신경 끄고 지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세태를 그냥 두고 보는 것은 ‘나를 두번 죽이는 일’이기에 나도 모르게 이 노래가 나오고 말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났지만 캐럴 모음은 송앤라이프 홈페이지(songnlife.com)에서 공짜로 들을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캐럴 모음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글/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사진/ 한겨레 김봉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