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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채형묵 · 이목희] 으랏차차, 군부대를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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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12-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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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고 해서 다 같은 서울이 아니다. 극장 하나 없는 구도 있다. 서울과 안양의 접경지대에 있는 금천구가 그렇다. 재산세 세수로 보면, 강남구의 9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금천구민의 오랜 숙원은 구 안에 있는 군부대(도하부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다. 5만8천여평의 부대 터야말로 지형에 굴곡이 많은 금천구에 유일하게 남은 넓은 평지이기 때문이다. 그 터를 활용하면, 다른 구에는 대부분 있지만 금천구에는 없는 구민들의 복지공간을 지을 수 있다.

군부대 이전추진 운동을 벌여온 시민대책위 대표 채형묵(50·사진 왼쪽)씨와 이목희(50·열린우리당 금천지구당 군부대이전추진위원장·사진 오른쪽)씨는 12월22일 활짝 웃으며 마침내 악수를 나누었다. 국방부가 부대를 해체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다.

국방부는 애초 성남시로 부대를 옮길 계획이었으나, 옮겨가기로 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움직이지 못하다가 아예 부대를 해체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주도한 그동안의 수많은 공청회와 주민청원이 맺은 열매다. “군부대가 떠나면 그 자리에 구청사를 새로 짓고, 종합병원을 세우고, 문화·예술 공간을 확보하고, 노인과 어린이를 위한 시설도 만들고, 녹지공간도 조성할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부대 이전이 바람직한 개발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동안 부대 이전이 늦어지면서 구청쪽은 부대 터 가운데에 구청사를 짓는다는 계획을 포기하고, 근처의 사유지를 사들여 구청사를 짓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부대 이전 터를 공공사업 목적으로 활용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이씨는 “청사 건립 문제는 부대가 이전된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게 대다수 지역주민의 여론”이라며 “주변에 땅 가진 몇몇 사람들이 아닌, 지역주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부대 터가 개발될 수 있도록 주민들이 또 한번 힘을 합칠 때”라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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