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녀·강송대·강은주] 소리꾼 3대의 진도아리랑
등록 : 2003-12-17 00:00 수정 :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
맛깔스런 후렴으로 유명한 진도아리랑을 구순의 명창 할머니와 그의 맏딸, 10대 증손녀 등 소리꾼 3대가 주고받으며 함께 불렀다. 최근 음반 <진도아리랑>(신나라뮤직)을 내놓은
이근녀(90·진도아리랑 명창),
강송대(63·남도잡가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강은주(19·남도잡가 전수자)씨는 전남 진도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여성 소리꾼들이다. 이 음반에서 이들은 그동안 집안에서 전승돼온 진도아리랑 사설 56수를 담았다.
평생 진도에서 소리를 익히고 불러온 토박이 명창 이근녀 할머니는 “(일제시대 때 최고 명창인) 이화중선이가 진도에 올 때마다 넉넉하게 사는 우리 집에 와 머물렀는데 그때마다 하는 소리가 지 소리보다 내 소리가 더 낫다고 했지라” 하고 회상한다. 이번 음반에서도 구순의 나이 때문에 기력은 이전보다 달리지만, 초연하고 감칠맛 나는 소리로 진도아리랑의 흥취와 비애감을 풀어냈다. 이번 음반은 이 할머니의 육성을 ‘더 늦기 전에’ 녹음해 남도 정서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진도아리랑의 토속적 전통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시원하게 흥청거리는 소리를 들려준 강송대씨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잡가를 배웠고, 5촌 고모뻘인 강숙자 명창으로부터 춘향가를 배웠다. 목포와 광주에서 많은 공연을 했던 그는 요즘은 진도아리랑 보존회장으로 고향에서 제자들을 기르고 있다. 강은주양은 5살 때부터 소리를 해서 주위의 귀여움을 독차지했으며, 1995년 제2회 남도민요 전국경창대회 학생부 최우수상을 받은 젊은 소리꾼, 내년에 대학에 입학해서도 국악을 전공할 예정이다. 그의 소리는 짠짠하게 걸어 넘기는 목구성이 예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녹음을 하면서 이근녀 명창은 기억을 더듬으며 “15살 무렵 진도 출신의 대금산조 명인인 박종기(1879~1939) 선생이 진도아리랑을 처음 만들어 지역 사람들에게 가르쳤으며, 이 아리랑을 배운 사람들이 당시 경연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다”는, 진도아리랑의 기원에 대한 중요한 증언도 들려줬다. 국악 전문가들은 이 증언이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되어왔던 진도아리랑의 근원을 밝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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