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모] 음식점 노동자 다 모여라
등록 : 2003-12-10 00:00 수정 :
“오늘 저녁까지 일하다가 (업주가) 내일 아침부터 나오지 말라고 하면 그것으로 끝”인 전국의 음식점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깃발 아래 뭉쳤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음식업노동조합’(위원장 임점섭)이 지난 11월29일 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노조 설립총회를 열고 노동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음식업노조는 요리사·주방장은 물론 설거지하는 사람, 홀에서 서빙하는 사람까지 음식점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를 포괄한다. 개별 음식점마다 결성되는 기업별 노조가 아니라 전국 차원의 산별노조인데, 당장 내년 사업 방향으로는 ‘4대 사회보험 쟁취’와 ‘고용안정 투쟁’을 잡았다.
음식업노조의 전신은 4년 전 일식집 요리사들이 만든 ‘한국요리문화연구회’다. 연구회 멤버들끼리 애초에는 후배 양성을 위한 요리문화회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자신들이 처한 노동 조건도 열악한 상태에서 회관 건립은 ‘사치’라고 생각해 노조 결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주가 해고 회피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런 절차도 없이 우리는 하루아침에 실직당하고 있습니다. 실업급여도 못 받고 있어요. 점심 먹다가 손님 오면 다시 일해야 할 정도로 노동시간도 정해진 게 전혀 없어요. 법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으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노조가 필요합니다.” 음식업노조
장경모(48·양식집 요리사) 사무처장은 당장 한꺼번에 해결되기는 어렵겠지만 음식업 노동자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조합원’이 됐지만, 그동안 음식업 종사자들은 ‘노동자’ 대우조차 받지 못했다. 정식 근로계약서도 체결하지 않은 채 구두계약으로 고용되다보니 상당수는 갑근세도 안 내고 있고, 그래서 고용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보험 혜택도 못 받고 있다. 임금지불이 노출되면 음식점 매출액이 늘어나고 자연히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업주들이 고용계약서를 체결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들은 계보가 있어서 누구한테 전수받고 기술을 배웠는지 다 알아요.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고 친목 모임이 잘 형성돼 있기 때문에 전국 투어를 벌이면 조만간 대형 산별노조로 조직화할 수 있습니다.”
글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사진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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