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송수연] “광화문을 구하겠습니다”

488
등록 : 2003-12-10 00:00 수정 :

크게 작게

“금요일 낮 12~1시. 광화문을 주목하라!”

11월 말부터 이 시간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11월28일엔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이 살아나 거리를 활보했고, 12월5일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단식 구호(나라를 구하겠습니다)가 ‘광화문을 구하겠습니다’로 변해 거리에 걸렸다. 문화연대·미술인회의와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도시주의 작가 그룹’인 ‘플라잉시티’ 등이 함께 기획한 ‘광화문에서 놀자’ 캠페인이다. 첫 번째는 작가 정영두씨가 이순신으로 분장하고 시민들에게 말을 걸었고, 두 번째 퍼포먼스 때는 선용진 문화연대 사무차장이 나서 최 대표를 패러디했다. 매주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시민들과 만나는 이 만만치 않은 프로그램 뒤에는 송수연(32) 문화행동센터 기획실장(사진 맨 앞줄 오른쪽)이 있다.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 광화문에 광장을 만들자는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습니다. 수도를 옮기게 되면 광화문은 그야말로 시민들의 문화공간이 될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겁니다. 하지만 정부종합청사 같은 광화문 권역 공공건물을 민간에 매각해 행정수도 이전 비용으로 쓰겠다는 발상이 실현된다면 광화문은 대기업이 포진한 자본의 공간이 될 뿐입니다.”

송수연씨는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민간 매각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바라는 광화문 거리는 도서관, 아트센터 같은 문화시설과 예쁜 가게, 휴식공간이 있어 여유롭게 친구들을 만나고 즐겁게 거닐 수 있는 곳입니다. 재벌들이 독식하는 소비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광화문이 ‘거리의 난장’으로 변하는 것이다. “월드컵 같은 특별한 행사만이 아니라, 어느 때고 시민들에게 비워진 광화문 광장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어울리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는 근엄한 광화문이 시민들의 놀이터로 변하는 그날까지, ‘광화문에서 놀자’ 캠페인을 계속해서 벌일 계획이다. “함께 공연을 하거나 퍼포먼스에 참가하고 싶은 분들은 제게 연락주세요. 광화문에선 누구나 함께 놀 수 있으니까요.” (문의)02-773-7707.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