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가 부시를 미워하는 이유는…
등록 : 2003-12-04 00:00 수정 :
“자본주의의 악마.” “박애주의의 실천가.” 퀀텀펀드 회장
조지 소로스만큼 사람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도 드물다. 그는 투기꾼으로 비난받는 동시에,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들 정도로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낙선운동에 나서 또 한번 화제를 낳고 있다. 그는 자기 돈 1천만달러(118억원)를 ‘함께하는 미국’이란 정치단체에 내놓았다. 국제서비스 노조와, 여성·환경 단체들이 참가한 이 단체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대신 부시 낙선에 초점을 맞춘 유권자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소로스가 부시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는 지난 6월에도 러시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은 시민사회가 위협받고 있는 위기의 국가”라며 부시 대통령과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을 맹성토한 바 있다.
소로스가 부시를 중심으로 한 네오콘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쓴 칼 포퍼의 영향을 받아 ‘자유주의의 전도사’로 나선 그의 철학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가 그동안 부시 정부의 달러약세 정책을 비판해왔다는 점은 그의 발언과 행동이 월가의 이익을 반영하고 있음을 내비친다. 달러약세는 월가로의 자본 유입에 방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이란 책을 쓴 일본의 히로세 다카시는 “소로스는 미국 재벌 일가의 작전을 받아 신디케이트 집단에 지시를 내리는 현장의 리더일 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소로스는 달러약세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앞으로 더 약세를 보인다는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꾼으로 불리든 투자자로 불리든, 그는 항상 ‘손익계산’에 충실한 사람이다.
글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사진 이용호 기자
yh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