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진] 평화운동 지망생, 워싱턴으로 오라
등록 : 2003-10-09 00:00 수정 :
미국으로 못 건너가 안달하는 시대다. 극성맞은 부모들은 유치원 때부터 아이들을 어학연수 보낸다. 아예 엄마 뱃속에서 미국 국적 취득을 위해 물 건너가는 태아들도 적잖다. 평화나눔공동체 대표
최상진(41) 목사도 말한다. “미국으로 건너오라”고.
최 목사는 1998년부터 워싱턴의 뒷골목에서 한-흑 인종화합과 흑인 노숙자 돕기운동을 펴왔다. 그가 세운 평화나눔공동체는 정부기관에서 1달러도 안 받고 온전히 후원인 1천여명의 지원 속에 쑥쑥 자라온 건실한 평화운동 단체다. 그 명성 덕분에 최 목사는 ‘워싱턴 빈민가의 작은 예수’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능력 있는 후배들을 키우기 위해 조금 욕심을 냈다. 오는 11월 워싱턴에 개관하는 ‘평화사관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세계를 움직이는 정치와 정보의 심장부 워싱턴에서 국제감각과 평화감각을 가진 한국의 젊은이들을 국제사회 리더로 길러내고 싶습니다.” 그래서 ‘평화사관학교’는 12~25살의 초·중·고·대학생들로 입학 자격을 제한했다. ‘평화사관학교’는 한달간의 일정을 기본으로 기존 미국연수에서 경험할 수 없던 색다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국제사회에 알려진 미국 국회의원, 사회운동가, 경제인, 종교지도자, 대학교수들의 활동모임에 참여해 그들의 리더십을 배우게 할 겁니다. 각종 비정부기구에 일주일간 파견해 몸소 체험을 하게 할 거고요. 흑인 노숙자들 급식봉사에도 참여하게 됩니다. ”
그렇다고 신청만 하면 다 되는 게 아니다. 참여를 원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교육예정일 3~4개월 전에 문을 두드려야 하며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야 한다. 최 목사는 “인재양성이 목적이지, 수익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호전적인 사관학교가 군의 핵심 엘리트를 양성하는 시대. 최상진 목사는 그에 못잖은 엘리트 평화운동가들을 키워낼 꿈을 꾸고 있다(문의
appa@earthlink.net).
글 · 사진 고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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