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시알리스’와 ‘레비트라’ 국내 상륙… 발기부전 치료제도 골라먹는다
‘포스트 비아그라’ 시대는 오는가.
파이저제약의 ‘비아그라’(주성분 실데나필)가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면서 바야흐로 발기부전 치료제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내 환자들의 선택의 폭이 커지고, 한해 500억원(2002년 말 기준) 안팎의 매출규모를 보이고 있는 국내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프리마’의 전철 밟지는 않을 듯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7월29일 일라이릴리의 ‘시알리스’(주성분 타다라필)에 이어 8월19일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바이어가 공동 개발한 ‘레비트라’(주성분 발데나필)에 대해서도 수입·판매를 허가했다. 두 제품은 비아그라와 비교해볼 때 주성분은 다르지만, 인체에 작용하는 원리가 같고 약효 또한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자들은 9월 말이나 10월 초를 전후해 두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도 골라먹는 시대가 온 것이다.
두 제품은 지난해 비아그라에 도전장을 냈다가 판정패한 ‘유프리마’(일양약품)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음경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방식이 아니라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하는 원리를 이용한 유프리마는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와는 달리 관상동맥 질환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혀 밑에서 녹여먹여야 하는 불편과 함께 환자들이 만족스러워할 만한 즉각적 효과가 부족하다는 점 때문에 비아그라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다.
레비트라보다 먼저 시판될 것으로 보이는 시알리스는 한번 복용하면 복용한 뒤 24시간에서 최대 36시간까지 발기부전 치료효과가 계속돼 약을 먹은 뒤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충분한 감정을 느낄 때 성관계를 가질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음식물 섭취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 뒤 16분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유럽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지에서 이미 시판되고 있는 이 알약은 토요일 저녁에 복용하면 월요일 아침까지 간다는 뜻으로, ‘주말의 알약’이라는 별명도 붙여졌다고 한다. 36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은 계속해서 발기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 안에 성적 자극을 받으면 다시 발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레비트라는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같은 원리를 이용하는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가장 먼저 약효가 작용하고 매일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다. 레비트라는 복용하면 최고 15분 뒤부터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해 4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나타났다. 레비트라는 또 1999년 출시된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이후 5년 만에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점을 내세워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한다. 일반 발기부전 환자는 물론 당뇨나 고혈압 또는 고콜레스테롤증을 수반하는 중증 발기부전 환자들에서 현저한 발기기능의 개선을 나타낸다는 점도 강점이다. 레비트라는 지난 3월 영국에서 세계 처음으로 시판이 허가된 뒤 독일·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레일리아 등 19개국에서 시판되고 있으며 한국은 46번째 허가국이다.
질산염제 복용환자들에겐 위험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는 모두 같은 원리를 이용한 약품들이다. 즉, 음경 해면체에 포함돼 있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PDE·phosphodiesterase) 5’라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이다. PDE5 단백질은 발기상태로 확장된 혈관을 풀어줌으로써 발기를 지속시키지 않게 하는 구실을 한다. 이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음경의 혈관들이 확장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발기도 지속시켜주는 원리다. 이같은 원리는 음경에 직접적 영향을 줌으로써 효과는 확실하지만 부작용도 따른다. 이 단백질은 음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곳곳에 있기 때문에 다른 혈관에도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약품들은 공통적으로 두통, 얼굴 화끈거림, 구토, 구역질, 일시적 색각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 때문에 약효가 오래 간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혹시 부작용이 생기면 그 부작용도 같은 시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약품들은 협심증 치료제의 일종인 질산염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음경발기가 이뤄지지 않거나 발기가 되더라도 유지가 어려운 상태가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일컫는 ‘발기부전’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는 1억5천만명, 국내에는 1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16억달러 안팎, 국내 시장은 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발기부전 치료제가 정력제나 흥분제로 잘못 인식되면서 암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져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제약회사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 치료제를 사용해본 경험자 가운데 의사 처방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불법 구매한 경우가 57%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이 때문에 비아그라를 대체하는 새 치료제들이 나오더라도 발기부전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치료제가 발기부전을 고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신장질환 등 성인병과 직접 관련돼 있는 기질성 발기부전의 경우에는 치료제를 쓸 수 있지만, 정신적 문제로 생기는 심인성 발기부전은 다른 치료법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약물요법이 부적절한 경우 진공음경흡입기, 주사제, 인공보형물 삽입, 수술 등 다른 치료법도 있다. 개인별로 발기장애를 겪게 된 경로가 다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사진/ 이르면 9월말부터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출시될 예정이다. 바야흐로 발기부전치료제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사진/ ‘서로 나눠 갖는 것’ 이라는 성의 본질상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한국릴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