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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데니스 할러데이] 리슨 양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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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8-27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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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미국 외교정책의 도구이자 미 국무부의 일개 부서로 전락했다.”

지난 8월19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유엔 사무소 건물 앞에서 자살공격으로 보이는 폭탄이 터져, 적어도 2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크게 다쳤다. 유엔 건물에 대한 최초의 자살공격으로 기록될 이번 사건이 벌어진 원인은 뭘까? 데니스 할러데이 전 유엔 이라크 인도지원 조정관은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유엔의 현실 탓”이라고 지적했다.

할러데이는 지난 8월24일 스코틀랜드 <선데이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이어진 경제제재로 이라크는 만신창이가 됐고 100만명에 달하는 이라크 민중이 숨졌다. 이는 대량학살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유엔에 대해 반감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퀘이커 교도인 할러데이는 지난 1964년 이란의 테헤란에서 유엔개발계획(UNDP) 직원으로 출발해 1998년 9월말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30여년의 세월을 유엔에서 일했다. 특히 지난 1996~97년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 제986호에 따라 이라크에서 이른바 ‘식량-원유 교환 프로그램’을 현장 지휘하면서 유엔 경제제재의 참상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현직에서 물러난 뒤 ‘광야의 외침’ 등 평화단체와 이라크 지원활동과 반전운동을 벌여왔다. 이런 그의 활동이 인정돼 2001년에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할러데이는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위해 750억달러를 낭비했다. 그러니 적어도 같은 액수를 이라크의 전후 복구작업을 위해 내놓아야 한다”며 “미국이 이라크에서 물러간다면, 테러리스트들도 바그다드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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