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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기쁨을 나누는 맹동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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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10-3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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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면에 있는 영세민 농가가 60가구쯤 됩니다. 이번에는 다 못주고 18가구에만 나눠줬습니다. 내년에는 수확량을 더 높여 많은 불우 농가에 햅쌀을 지원해줄 생각입니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사무소 직원들이 놀리고 있는 논에 벼를 심어 쌀을 생산한 뒤 불우이웃 돕기에 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맹동면 안병일(54·오른쪽 앞) 면장과 면사무소 직원들은 지난 2월 마산리 일대 물을 가둬뒀던 방죽 4200여평을 메워 논으로 바꿨다. 군 소유인 이 방죽은 바로 위쪽에 저수지가 생기면서 쓸모가 없어진 탓에 지난 97년 용도 폐지돼 공한지로 남아 있었다. 안 면장 등은 논으로 바뀐 이 땅을 곧바로 활용하는 데 나섰다. 지난 봄 바쁜 일과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뽑아낸 뒤 모를 심은 것이다.

“주민들이 다 함께 나서서 도와주려고 했죠. 하지만 주민들도 일손이 달려 자기네 농사를 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도움을 뿌리치고 면사무소 직원 15명을 총동원해 농사를 지었습니다.”

이렇게 땀 흘려 지은 벼는 최근 콤바인으로 수확됐다. 수확량은 7500kg(시가 1600여만원). 안 면장은 생산된 쌀을 지난 10월25일 면내 생활보호 대상자 16농가에 1포대(10kg)씩 전달했다.

“직원들이 애써 생산한 쌀과 수익금으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큽니다. 모내기하랴, 병해충 막으랴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한 직원들이 고맙기도 하고요.” 안 면장은 올해 이 땅을 경작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뺀 나머지 이익금 전부를 모아두었다가 연말에 다시 불우이웃 돕기에 쓸 생각이다.

맹동면 사무소에는 눈길을 끄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면 주민이면 주민등록 등·초본을 뗄 때 발급비용을 물지 않고 있다. 면사무소가 커피 자판기와 담배판매 수익사업을 벌여 여기서 나온 수익금으로 발급비용을 대신 메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계완 기자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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