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죽음 이후 현대그룹의 경영권은 어떻게 될 것인가? 고 정 의장은 현대그룹의 상속자이긴 했지만, 보유주식이라곤 현대상선 지분 4.6%밖에 남기지 않았다. 더욱이 이 주식 또한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겨져 있어서, 그의 상속자인 부인과 자녀들은 현대그룹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 됐다.
현대그룹의 운명과 관련해 새롭게 주목받는 사람이 정 의장의 장모 김문희(75)씨다. 현대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고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는 현대엘리베이터인데, 김씨가 바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몽구·몽헌 형제 사이에 경영권 분란이 일던 지난 2000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현재 1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 지분이 그동안 정 의장이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휘할 수 있는 힘이었다.
김씨는 섬유업계의 원로인 고 김용주 전방 창업자의 외동딸이며, 김창성 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누나이다. 그는 지난 1982년부터 90년까지 한국걸스카우트연맹 총재를 지낸 여성 활동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는 용문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남편은 현영원 현대상선 고문이다.
외국인들은 정몽헌 의장의 죽음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당장 경영권에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이 때문에 그의 향후 행보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현대 관계자들은 그가 고령인데다, 그동안 경영 일선에 전혀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에 직접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보유지분으로 과연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지가 앞으로 현대그룹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사진/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