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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코피 아난에게 편지를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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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7-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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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띄우세요. 멸종 위기에 빠진 장수바다거북이를 살리기 위해!”

녹색연합의 ‘꺽다리’ 활동가 이유진(28·국제연대담당 간사)씨는 요즘 ‘편지쓰기 운동’에 빠져 있다. 이성에게 건네는 달콤한 러브레터는 아니지만, 이씨가 벌이는 ‘편지쓰기 운동’ 역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진/ 이용호 기자
이씨는 이달 초부터 미국 콜로라도주에 본부를 둔 세계적 환경단체 글로벌 레스폰스(Global Response)의 편지쓰기 운동을 국내로 끌어들였다. 매년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환경파괴 사례를 인터넷으로 알리고 ‘정중한’ 항의편지를 해당 정부나 국제기구 등의 정책결정자들에게 보내자는 것이다. 글로벌 레스폰스의 올해 중점 활동분야 7가지 중에는 새만금간척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씨가 지난 6월 중순 이 단체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파울라 팔머에게 새만금사업 중단에 지원을 요청하자 팔머는 ‘우리가 삼보일배를 해도 될까요’란 제목으로 연대의 뜻을 전해왔다. 글로벌 레스폰스 홈페이지에는 곧바로 ‘대한민국 청와대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새만금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자’는 글이 올랐다. 이씨는 녹색연합 홈페이지에 이 단체가 벌이는 올해 사업 가운데 ‘바다거북이 구하기: 태평양에서 주낙식 어업을 중단하라’는 내용을 올려 국내 회원들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의 편지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씨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녹색연합의 자원활동가로 일하며 2년간 미군기지의 환경파괴 실태조사에 매달렸다. “전국 93개 미군기지가 환경사각지대였습니다.” 미군기지의 환경파괴가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이나 일본 등 아시아 전지역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된 이씨는 3년 전부터 녹색연합의 국제연대 담당을 홀로 맡아 분투하고 있다.

“글로벌 레스폰스가 새만금사업 중단 운동에 지원을 보내듯 우리도 아시아와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환경파괴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레스폰스의 편지쓰기 운동 성공률 ‘44%’를 강조하는 이씨는 한사람 한사람의 편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김성재 기자/ 한겨레 사회부 seong6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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