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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이것이 네덜란드식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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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7-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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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신화로 뜨거웠던 지난해 여름, 국내 기업에는 또 다른 열풍이 불었다. 이른바 ‘히딩크식 경영’에 대한 학습 붐이었다. 히딩크(또는 네덜란드)식 축구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킨 연구작업도 많았다. 그러나 ‘그래, 이거다!’라고 할 만한 보고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네덜란드식 경영의 전도사’가 한국에 왔다. 하멜 표류 350주년 기념사업차 방한(7월5일부터) 중인 히딩크-네덜란드 무역대표단에 끼어 온 에밀 라텔반드(55).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그는 IBM, 맥도널드, 필립스, 도시바 등 전 세계 최고경영자 및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강의 및 컨설팅을 해왔다. 네덜란드뿐 아니라 유럽의 수많은 정치인, 프로 스포츠선수들도 그한테 수강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도 수강생 중 한명이었다. 지난 14년간 라텔반드의 강연을 들은 사람은 줄잡아 120여만명에 이른다. 이번 방한 중에도 국내 기업체와 대학에서 경영컨설팅 및 취업태도 등을 주제로 강연해왔다.

그가 내세우는 네덜란드식 경영의 핵심은 사람의 ‘내면’을 치료하는 데 있다. 그는 “경영혁신을 이루려면 먼저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 첫 단계”라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경영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새로울 게 없다. 오히려 그를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로 만든 건 기발한 강의 스타일에 있다. 그는 성공 비즈니스의 비결을 강연할 때 쇼·음악·조명 심지어 동물과 불까지 동원한다. 그가 엔터트레이너(Entertainer and Trainer)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강연은 ‘불 위를 걷기’, ‘깨진 유리 위에 뛰어들기’ 등 마치 마술이나 서커스를 보는 듯하다. 유리에 베인 옛 경험 때문에 깨진 유리를 무서워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공포를 떨친 뒤에 깨진 유리 위에 뛰어들면 힘이 신체의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다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임직원들의 마음을 치료해 변화와 도전을 이끌어내면 경영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한테 컨설팅받은 네덜란드 마약·흡연중독자들이 한순간에 마약과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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