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 “중국의 어떤 오지를 가더라도 현재의 국가 주석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많지만 한국의 인기그룹 ‘HOT’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실제 중국 서부 지역 도심과는 한참 떨어진 어떤 농촌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이 말이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님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다. 한해 평균 수입이 150달러도 채 안 되는 농촌 마을 집들 담벼락에 붉은 스프레이로 ‘HOT’라는 글자가 여기저기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중국 두메산골까지 ‘한류’가 흘러든 데는 원쭤(文佐·46)의 공로가 크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한류 관련 인터넷 사이트(winzoo.net.cn)와 잡지 <한류선봉>을 만들고 있는데, 중국 내 한류를 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킨 것이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한류산업에 뛰어들었다. “한국 대중문화들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세계 주류 대중문화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유럽이나 서방세계의 대중문화와 달리 중국 청소년들에게도 별다른 거부감이나 부담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고 한류의 ‘시장성’을 확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998년부터 음악 관련 잡지를 만들었던 게 인연이 되어 한류 관련 산업에 종사하게 되었다”는 그는 실제로 ‘HOT’의 열성 팬이다. “신체 나이는 46살이지만 정신적인 연령은 17살”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원주오의 꿈은 중국에서 최고의 대중문화 매체산업 전문가이자 사업가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한류’의 존재를 뛰어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언제까지 남의 나라 ‘바람’에 기대 돈을 벌기보다는 그 성공비결을 터득해 중국에서도 ‘대중문화’ 유행을 일으키고 싶다고 한다.
이번 8월 한류 팬들 200명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그는 요즘 매일 휴대전화 메시지와 이메일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에 함께 가고 싶어하는 팬들의 폭발적인 신청 문의 때문이다. 얘기를 나누던 중에도 멀리 중경 충칭에서 한 청소년 열성팬이 그의 휴대전화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저씨, 저 드디어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이제 한국에 갈 수 있는 거죠”. 그 메시지를 본 원주오의 얼굴 가득히 뿌듯한 웃음이 번진다. “저도 이번에 가서 ‘HOT’의 강타나 문희준, ‘신화’ 멤버들을 만날 걸 생각하니 벌써 가슴 설레는데 얘네들은 오죽하겠어요.”
베이징= 글·사진 박현숙 전문위원 strugill@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