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된 팔을 떼어달라!
등록 : 2000-10-25 00:00 수정 :
지난 1998년 9월 세계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클린트 할람(50)이 최근 팔을 다시 떼어달라고 애원하고 나섰다. 이유는 도무지 자신의 팔 같지 않다는 것. 할람은 16년 전 사기죄로 복역중 교도소 작업장에서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다. 그러다 그는 98년 프랑스 리옹에서 13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사망한 한 오토바이 선수의 팔을 이식받았다.
그는 수술 뒤 이식된 팔로 편지를 쓰고 커피 잔을 잡거나 수영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으며 언젠가는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희망까지 피력했다. 그의 수술 뒤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중국에서도 모두 6건의 팔 이식 수술이 이뤄졌으며 할람을 수술했던 의료진은 올해 2월 세계 최초의 양손 이식 수술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조금씩 문제가 생겼다. 할람은 “팔이 육체적으로는 붙어 있는데 내 정신과는 분리되어 있다”며 “신체가 팔을 거부하고 있어 이식 수술을 하기 전보다 더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할람에 따르면, 신체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팔을 거부하고 심줄이 엉겨붙어 거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식된 팔이 오히려 엉성해보여 남들 앞에서 숨기기까지 한다. 할람은 “계속 먹어야 하는 약값도 만만치 않은데다 당뇨병과 면역체계의 약화, 설사 등의 부작용도 생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진도 그에게 불만이 많다. 수술 뒤 할람은 이리저리 과도하게 여행하고 약도 제대로 먹지 않는 등 의사의 권고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할람은 원래 그가 수술을 받았던 리옹의 의료진한테 팔을 분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프랑스법상 다시 팔을 분리하는 것은 위법이어서 거부당했다. 그러나 당시 팔 이식 수술에 참여했던 영국인 의사 나드니 하킴이 할람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시 팔을 잘라낼 준비를 하고 있다.
김태경 기자/ 한겨레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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