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 안창호의 맏딸인 안수산(88)씨는 미주 한인이민사의 산 증인이다. 최근 로스앤젤레스(LA) 코리아타운에서 안씨는 자신의 삶을 회고한 <버드나무 그늘 아래서>(출판사 카티, 집필자 존 차)라는 영문판 전기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 속에서 그는 아버지 도산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안씨는 부친이 설립한 흥사단의 단원이며, 광복운동체인 ‘국민회’ 회원으로 애국동포들과 항일운동에 나섰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도산의 가르침을 따라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여성의 몸으로 자원입대해, 미 해군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기교관으로 임관되어 “한국 독립지도자의 딸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다”로 화제를 모았다. 그 뒤 국가안전보장국(NSA)에서 300여명의 스태프를 지휘하는 정보관으로 미국에 공헌했다.
국가 봉사를 마친 뒤 LA에 돌아와 오빠 안필립(작고·영화배우)과 함께 ‘문 게이트’라는 레스토랑을 성공적으로 경영했으며, 3·1여성동지회를 이끌며 미국 사회에서 한국 얼을 보존하는 데 여생을 보내고 있다.
이번 출판기념회에는 한인 2세와 3세를 포함해 백인·흑인·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참석해 안씨의 고귀한 삶을 축복해주었다. 특히 그는 올해 미주 한인이민 1세기를 기념해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상’을 지난 3월 수상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에서는 한국 정부가 안씨에게 훈장을 수여하도록 추천하는 운동이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의 도산기념사업회와 미국의 흥사단 미주위원부 그리고 이민100주년기념 남가주사업회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번 영문판 출간 기념회의 기쁨을 맞는 안씨에게 남다른 좋은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한인사회도 함께 긍지를 느끼고 있다. LA 코리아타운에 소재한 한 연방우체국의 이름을 ‘도산 안창호 우체국’으로 명명하는 법안이 조만간 연방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또, 오는 9월이면 LA 다운타운을 관통하는 프리웨이 교차로에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라는 표지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는 미국 땅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을 지니고 살아왔다. 그러나 그의 삶은 자랑스런 ‘재미 한국인’이다.
LA=글·사진 김지현 전문위원 lia21c@hotmail.com

LA=글·사진 김지현 전문위원 lia21c@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