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과 ‘통일맞이’,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탈북자동지회’ 등 4개의 통일·북한 관련 단체에 최근 느닷없이 활어횟감이 배달됐다. 광어와 우럭, 도미가 섞인 10인분 안팎의 횟감은 퀵서비스로 배달된 때문인지 꽤 싱싱했다. 저간의 사정을 알아봤더니 ‘피시팔팔’(www.fish88.co.kr)이라는 생선회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배달한 것이었다.
여기엔 이 쇼핑몰 대표인 허현준(33)씨의 작은 정성이 담겨 있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회 드시고 힘 좀 내시라는 뜻이었습니다. 정전 50돌과 6·15를 맞는 감회도 새롭고 해서….”
뜬금없는 발상 같지만 그에겐 나름대로 그럴 만한 사연이 있다. 한총련 불법화의 빌미가 됐던 1996년 연세대 집회 때 그는 실무집행을 맡은 중앙집행위원장이었다. 이 사건으로 2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야 했다. 1994년 전북대 학생회장과 전북총련 의장으로 활동할 무렵엔 범청학련 사건, 서울대 범민족대회 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 구속되기도 했다. 그때부터 그의 관심은 온통 통일운동에 쏠려 있었다. 당시 학생운동권 주류의 분위기와 달랐지만 그는 북한인권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제 평범한 사회인으로 돌아왔지만 통일운동에 대한 회한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98년 ‘정상생활’로 복귀한 그는 (주)다우스마트라는 정보통신회사를 설립했고, 지난 4월엔 인터넷 생선회 쇼핑몰을 열었다. 서울 노량진수산시장과 연계해 집들이, 가족모임, 직장모임, 계모임 등에 맞춰 2시간 전까지만 주문하면 횟감의 선도가 유지되도록 퀵서비스로 배달해주는 사업이다. 아직까지는 서울지역으로 배달지역이 제한돼 있다. 그 자신이 수시로 소주에 회를 즐기는 ‘회 매니어’다.
그는 아직도 통일운동과 북한인권운동쪽을 잊지 못해 늘 언저리를 기웃거린다. ‘통일맞이’ 회원으로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어려운 처지의 탈북자들과도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인다. 언젠가 때가 되면 장애인운동과 통일운동쪽에 매진하겠다는 꿈을 그는 아직 접지 못하고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사진/ 이용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