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3일 서울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선 작은 포럼이 열렸다. 문화지킴이 모임 ‘예올’(회장 박선희)이 주최하는 ‘서울사직단의 역사성 회복을 위한 제안’. 조선시대 땅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였으나 일제시대 때 공원으로 격하되면서 몸살을 앓아온 사직단의 정비 방안과 운영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단순히 민간인들의 ‘제안’이라고 보기에는 전문적이고 알찬 내용들이 오갔다. 사직단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고 훼손된 대목을 지적하는 것은 물론, 조경 전문가에게 용역을 맡겨 실질적인 복원 방안까지 내놓았다.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보통 시민’들이 나서서 척척 해낸 셈이었다.
‘예올’의 조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만하다. 발기인으로 이성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인호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등이 참여했으며, 이성미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등이 고문을 맡고, 정기용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조경진 서울시립대 교수 등 건축·조경 전문가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여수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부인인 박선희(사진 맨 오른쪽)씨가 회장, 정몽준 현대건설 회장의 부인인 김영명씨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날 김영명씨는 앞에 나서지 않는 대신 행사장 뒤켠을 돌며 손님들과 인사를 건네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훌륭한 고전의 세계를 오늘에 올바르게 이룩한다’는 뜻의 예올은 지난해 6월 문화재 보존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일민미술관에서 한달에 한번씩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특강을 기획했고 이성무 국사편찬위원장, 건축가 김석철씨가 이끄는 답사 모임을 이끌기도 했다. “사직단의 훼손을 알리고 보존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2년 동안 답사를 하고 자료를 수집했다”는 예올은 앞으로 복원 방향을 담은 제안서를 문화재청과 서울시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