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영어와의 전쟁 선포한 최초 DJ
등록 : 2003-05-14 00:00 수정 :
왕년의 유명 ‘DJ’
최동욱(67)씨는 오지랖이 참 넓다. 미국 미주 한인방송
에서 ‘3시의 다이얼’을 진행하고 있는 그가 최근 <가짜영어 바로잡기 사전>(을지외국어)을 펴냈다. 이것은 외래어 오남용 사례를 묶은 책이다. 이를테면 자동차의 ‘사이드브레이크’는 ‘파킹브레이크’(Parking Break)로 써야 옳다는 것.
그의 전공이 언어학이다. 그는 “10년 전 미국에 정착하면서 수시로 자료를 모았다”며 “반쪽 발음이 무성한 일본식 표현이나 일본에서 억지로 꿰어맞춘 영어까지 닮아야 직성이 풀리는 비뚫어지고 잘못된 식민지 근성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고 단언한다.
최씨는 지난 5월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 책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최동욱의 특별 음악감상회’를 곁들였다. 왕년의 실력을 발휘해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고 해설과 함께 음악을 들려주는 자리였다.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그만의 독특한 말투는 여전했다. 300여명이 자리를 꽉 채웠다. 이제는 50줄을 넘긴 중년의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을 즐기던, 좋았던 청춘의 그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1964년 4월28일을 ‘한국방송 사상 최초의 전문 DJ 최동욱이 DBS에서 탑툰쇼를 시작한 날’로 기록하고 있다. 탑툰쇼 외에도 <3시의 다이얼> <0시의 다이얼> <최동욱 쑈> <밤을 잊은 그대에게> <그림에 노래 싣고> <추억의 팝송> <째즈를 즐깁시다> 등 그가 맡았던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은 일일이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는 신문사의 가요, 방송, 영화 담당기자로도 활약했고 자동차 평론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또 자동차 운전기술을 다룬 <안전주행>이라는 책을 냈고, 드라이브코스 등 14권의 자동차 관련 서적을 썼다. 그의 아들 성원씨도 아버지의 대를 이어 <교통방송> 전문 DJ이자 팝송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