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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스 위기, 김치로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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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5-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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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위기 아니다. 사스는 기회다.”

베이징이 사스 공포에 점령당하면서, 베이징 거리에서 문 연 식당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들도 대다수 휴업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오히려 공격적 마케팅으로 사스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인 외식사업가가 있다. 베이징에서 특급 한식레스토랑 ‘수복성’을 운영하는 온대성(41) 대표다.

온 대표는 콘셉트를 ‘김치’로 잡았다. 한국의 토종음식을 사스예방의 대표주자로 발빠르게 선발한 셈이다. 그는 김치의 효능과 효과를 설명하는 전단을 특별제작해 고정고객 1만2천명에게 보냈다. VIP 고객 1500명에게는 김치를 담가 1천g씩 무료배달했다. 사스환자들이 있는 병원 두곳과 공안국에도 김치 300상자를 위문품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한편으론 특색 있는 김치메뉴 개발에 들어갔다. 김치죽, 김치버섯볶음, 김치만두국, 김치비빔밥, 콩나물 김치국…. “한국사람 중에 확실한 사스환자가 한명도 없지 않습니까 이번 기회에 김치와 한국에 대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수복성이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위생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기도 하다. 온 대표는 사스 확산 이후 100여명 직원들의 개인적 출퇴근을 금지시켰다. 감염의 위험을 막기 위해 통근버스를 렌트해 직원들을 한꺼번에 실어날랐다. 또 출퇴근 전에는 온 대표가 직접 직원들의 ‘머리검사’를 했다. 직원들에게 반드시 회사 샤워장을 거치도록 했으므로, 머리가 젖지 않으면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었다.

실의에 빠진 중국인들을 위해서 한국인들이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 그는,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멋진 서비스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본다. 그의 꿈은 ‘한국의 저력’을 통해 중국 외식업계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베이징=글·사진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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