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축제 공짜로 즐겨라
등록 : 2000-10-18 00:00 수정 :
“나도 공짜가 좋아!” 만화평론가 박인하(30)씨가 외친다. 그가 이번에 기획하는 애니메이션영화제는 전부 공짜다. 그래서 영화제 이름도 ‘2000 서울 프리애니메이션 영화제’.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라며 한국 순정만화를 재조명하던 박씨가 애니메이션영화제에 손을 댄 이유는 무얼까.
“우리나라에서 외국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 통로는 극히 적잖아요. 불법CD를 보지 않으면 케이블TV 정도고요. 그래서 대중과 애니메이션이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기획을 맡았습니다.” 박씨는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1995년 신춘문예 만화평론에 당선돼 등단했다. 특히 순정만화쪽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전주대 영상예술학부와 명지대 사회교육원 만화예술 창작과에 출강하면서 각종 만화영화제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10월18일부터 23일까지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에는 이미 1만명이 무료티켓을 신청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건물의 규모를 생각할 때 상당히 많은 수가 참여하는 편이다. 스폰서 마련, 자막작업 등 난관이 많았지만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던 셈. 박씨는 이 영화제의 특징을 “OVA(비디오용 만화영화), TV시리즈에 충분히 비중을 둔 작품선정”이라고 표현한다. 기존 애니메이션영화제가 극장용 만화영화 중심인 반면, TV시리즈나 비디오용 만화영화도 고루 골랐다는 것이다. 박씨는 특히 일본의 <청의 6호>와 중국의 <목적>(牧笛)을 권한다. 디지털 테크닉과 셀애니메이션의 조화가 뛰어난 <청의 6호>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중국 애니메이션인 <목적>은 볼 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다.
“애들이 공부는 안 하고 만화나 보면 어쩌나” 하고 걱정하는 부모들과는 달리,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서 “사랑하는 딸 소해가 언제쯤이면 나와 함께 만화를 볼 수 있을까?”라고 만화사랑의 심정을 토로하는 진짜배기 만화인이다. 그런 그이기에 이번 영화제에는 네살배기 자신의 딸도 같이 볼 수 있는 만화영화도 포함시켰다. 일본작품 <이솝월드>가 그것이다. “아이가 열다섯살만 되었더라면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을 같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때쯤이면 강경옥씨의 <별빛속에>나 김진의 <바람의 나라>도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겠지요.”
이민아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