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쇼크? 룰라 효과!
등록 : 2003-05-07 00:00 수정 :
룰라 대통령 덕분에 브라질이 ‘룰루 랄라’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달 29일 뉴욕 국제금융시장에서 1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4월 이후 경제위기로 해외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브라질이 1년 만에 국제금융시장에 깔끔하게 복귀한 것이다. 물론 3천억달러에 이르는 브라질 외채의 디폴트(국가채무불이행)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의 기사는 이렇게 낙관적이다. “디폴트 우려는 모두 사라졌고 시장과 브라질은 밀월관계다.”
브라질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당선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있다. 브라질에서 가장 큰 노조인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인 룰라는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다. 금속공장에서 일할 때는 사고로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렸다. 게다가 그는 당선 이전 브라질이 외채위기에 몰렸을 때 ‘더 이상 외국 빚을 갚을 수 없다’며 디폴트를 주장했다. 이런 룰라가 당선되자 기업하는 사람은 브라질을 떠나고 주가가 곤두박질칠 것이란 예상이 무성했다.
하지만 올 1월 취임한 룰라는 4개월 동안 예상과 달리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재정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금리인상, 중앙은행 독립성 강화 등 실용주의 개혁 드라이브를 펴고 있다. 반면 그의 당선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개혁에는 시간과 고통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참고 기다려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룰라에 대한 브라질 국내외 자본쪽 반응이 ‘충격과 공포’에서 ‘안심과 환영’으로 변했다. 이에 따라 ‘룰라 쇼크’란 용어는 사라지고 중남미 전역으로 ‘룰라 효과’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3월부터 룰라 대통령은 남미 경제권 통합을 역설하며 남미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이끌고 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남미권을 결집시켜 미국이 2005년까지 체결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미주자유무역지대(FTAA) 창설 협상 조건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