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과학이 하늘문 연다
등록 : 2000-10-18 00:00 수정 :
“선조들의 과학 기술력이 무척 높았는데도 과학사 연구가 미진하다보니 국민들 사이에 우리 과학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거의 없어서 안타까웠어요. 대중들에게 우리 천문학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다소 낯설고 어려운 천문학을 대중적 취미활동으로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세워진 충북대 내 한국천문과학연구소 김상혁(29·사진 왼쪽) 연구원은 천문학 대중화를 줄곧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 작업은 잃어버린 우리나라 고대 천문기기를 복원해내는 일이었다. 김씨 등 연구원들은 지난 5월 조선 세종 때 제작된 간의(簡儀·천체위치측정기)와 소간의 등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조선 세종 때 중국에서 만든 간의를 본떠 창조적으로 우리 간의를 만들었죠. 하지만 현재까지 남아 있는 건 없어요. 그래서 중국에 남아 있는 간의와 중국문헌, <조선왕조실록>의 간의 관련 대목을 샅샅이 연구해 재현해 낸 것입니다.”
특히 간의를 소형화해 만든 소간의는 조선만이 가진 유일한 천문의기(天文儀器)로, 관련문헌을 토대로 연구소 스스로 모델을 상정해 복원한 것이 지금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유적관리소에 보관중이다.
연구소가 복원해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앙부일귀(仰釜日晷)와 규표(圭表) 등 시간측정기와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해와 별시계) 등도 원형 그대로 재현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 간혹 그림으로 보아온, 다리가 있는 앙부일귀는 영·정조시대 것이며 돌을 파서 만든 세종 시절 앙부일귀는 남아 있는 게 없던 차에 이번에 복원된 것이다. 전혀 모델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혼평의(渾平儀·별시계)도 한창 복원중이다. 연구소는 이들 천문의기들을 전시가 가능한 형태로 제작해 상품화한 뒤, 교육용 기자재나 관광 기념품 등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천문 대중화를 위한 또다른 일은 연구소 인터넷홈페이지(
www.kasti.net)에서 이뤄지고 있는 천문학당이다. 이 사이버 천문학당에서는 우리나라 고대 천문관측기기, 선조들이 생각했던 우주체계와 천문사상, 천문역법에 대한 강좌가 매주 1회 열리고 있다.
“안동 하회탈 정도나 외국에 알려졌을 뿐 우리의 옛 과학유물에 대한 홍보가 거의 안 된 상태입니다. 우리 천문기기를 고급 상품화해 외국에 전시용으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