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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눔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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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4-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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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었다. 나누면서 피는 꽃, 나눔꽃이 피었다.

‘나눔꽃’은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국내 최초의 재활용품 가게다. 주변에 이주노동자 일터가 밀집돼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일산성당’(주임신부 맹제영 로마노) 안에 20평의 매장을 꾸리고 지난 4월20일 첫 선을 보였다.

“소중했던 물건들, 이웃들에게 필요한 모든 물건들은 이제 버리지 마시고 나눔꽃으로 보내주세요.” 나눔꽃 매장을 지키는 실무자 김숙경(37)씨와 자원봉사자인 정정희(41)·김민주(44·왼쪽부터 )씨는 작은 정성을 모아 힘겹게 살아가는 이주노동자 ‘이웃’들을 배려하자고 말한다. 나눔꽃은 후원인들이 기증한 물품을 손질해 지역 주민들과 이주노동자들에게 되판다.

사진/ 고경태 기자
가격은 기존 재활용품 가게의 3분의 1 수준. 대다수가 100원에서 1천원 사이다. 조금 비싸다 싶은 게 커피메이커 2천원, 가스레인지·컴퓨터책상 5천원 하는 식이다. 가장 비싼 걸 꼽는다면 외국에서 직접 구입한 토산품과 기념품 따위로, 그래도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릇부터 가방·아동옷·도서·가전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현재 100여명에게 1천여점을 기증받아 비치해놓았는데, 첫날 200여명이 몰려 50만원어치가 팔렸다. 고객의 절반은 이주노동자였다.

나눔꽃은 이 지역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글교육 사업을 해온 ‘아시아의 친구들’(설립자 박노자)이 기획해, 일산성당 맹제영 로마노 신부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나눔꽃이 입주해 있는 일산성당에선 일요일마다 ‘한글학당’도 열린다. 김숙경씨는 장기적으로는 한달에 한번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문화축제와 외국 벼룩시장도 열 계획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나눠쓰는 생활매너’. “최소한 헌 옷이라도 세탁은 해주셨으면 합니다.” 나눔꽃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저녁 8시에 연다. 물품기증은 아시아의 친구들 031-921-7880, 일산성당 031-975-2050. 후원은 우리은행 786-158464-02-001 박성희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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