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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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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4-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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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겨레 황석주 기자
“한국의 영어교육은 실패했다고 단언합니다. 제 목표는 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겁니다. 국가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죠.”

(주)언어과학의 정도상(43) 사장은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영어 원어민 시장을 대체해 외화낭비를 줄이고 영어교육의 정상화를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거침없이 토해냈다.

그는 최근 영어교육용 소프트웨어인 ‘리스닝 닥터’를 내놔 말하기, 쓰기, 사전과 함께 4개의 ‘잉글리시 클리닉 시리즈’를 완성했다. 서울대 언어정보센터와 공동작업 끝에 이룬 결과다. 이를테면 ‘스피킹 닥터’는 원어민 교사처럼 발음이 틀리면 올바른 발음법을 가르쳐주고, 발음의 정확도에 따라 점수를 매겨주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대·경북대·강원대·강릉대·삼성인력개발원 등이 이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8개 국어에 능통한 언어학 박사인 정 사장의 이력을 뜯어보면 ‘영어교육의 패러다임 전환’ 운운하는 그의 얘기가 괜한 허풍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리말의 뿌리를 캐기 위해 핀란드 헬싱키대학으로 건너가 우랄어로 석사학위를 받고,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 영어교육시장에 뛰어들기 전까지 서울대·충남대·충북대 등에서 영어와 독일어, 러시아어를 가르쳤다. 언어과학 직원 30명 가운데 언어나 컴퓨터 관련 연구인력이 20명이다. 연구와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얘기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소리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영어교육은 귀로 기억하는 음성영상이 아니라 눈으로 기억하는 문자영상 위주였죠. 2만개가 넘는 단어를 눈으로 외워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 사장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공교육을 활성화시키면서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학교나 학원에서 ‘품질’이 보증되지 않은 원어민에게 쓸데없이 외화를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다. 허풍이라고 하기엔 그가 걸어온 길이 너무 고집스럽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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