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섹쉬한 정치기상 캐스터”
등록 : 2003-04-09 00:00 수정 :
“수구꼴통에게는 ‘우후~’ 하는 신음소리를, 개혁파 정치인에게는 ‘오빠~ 달려!’를 외치는 섹시한 정치기상 캐스터.”
개혁적 대안언론을 표방하는 인터넷 방송 ‘라디오21’(
www.radio21.co.kr)에서 ‘섹시 정치기상도’ 코너를 진행하며 정가소식을 재미나게 전달해 인기가 급상승한 아나운서
이유니(26)씨의 본인 소개다. 이씨는 개그맨 노정렬·남상호씨가 진행하는 ‘시사개구(開口)’ 코너의 끝자락인 오전 11시50분께 출연해 그날의 정치권 소식을 날씨 정보로 패러디해 제공한다. 그 자신이 서울대 대기과학과를 졸업해 날씨라면 일가견이 있다.
그를 TV에서 흔히 보는 정장 차림의 다소곳한 기상 캐스터로 상상한다면 착각이다. 분위기에 따라 즉석에서 노래를 읊조리는가 하면 때론 욕설을 내뱉는다. 김영배 전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자 “김영배의 정치적 봄날은 갔다”는 대사와 함께 <봄날은 간다>를 한 곡조 뽑았다. 개혁당과 민주당 구주류 사이에 막말이 오가자 “천둥번개가 치면서 우르르 쾅쾅 막말이 오갔다”는 멘트와 함께 “야~ 이런 개쉐이~”라고 막말을 선보였다. 기분이 나면 정치인의 성대모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온몸을 던진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엽기 기상 캐스터’.
“방송시간은 5분 남짓이지만 5시간이 넘는 준비를 합니다. 정치 소식에도 정통해야 하지만 이를 날씨와 연관지어 섹시, 발랄하게 풀어가야 하기 때문이죠.” 신문과 인터넷을 종횡무진하며 자료를 수집해 직접 대본을 작성한다. 기상청 홈페이지도 빠짐없이 방문한다. 맞춤한 기상용어를 찾기 위해서다.
그는 오후 1시부터 진행하는 ‘뉴스21’ 프로그램의 현장 리포터를 맡아 직접 정치현장을 발로 뛴다. 김원웅 개혁당 의원의 반전 농성장을 찾아 현장에서 실시간 인터뷰를 중계하기도 했다. 단독 프로그램을 맡아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전달하는 게 그의 꿈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