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억울한 검사님!
등록 : 2003-04-02 00:00 수정 :
수원지검 특수부
김영종 검사가 잇달아 뉴스를 생산해내고 있다. 김 검사는 지난 3월9일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에서 “대통령께서도 취임 전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청탁전화를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며 공격적 질문을 던진 당사자다. 그의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이쯤되면 막가자는 얘기죠”라고 응수했고, 이 말은 한동안 장안의 유행어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토론 당일 서울지역의 한 여교사는 “검사가 대통령에게 버릇없이 해도 되느냐”며 김 검사에게 항의성 이메일을 보냈다. 한참이 지난 3월26일 수원지검 특수부는 이메일 유출경위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이 여교사를 소환했다. 검찰은 여교사가 소환을 거부하자 학교까지 찾아갔고, 여교사 집에 있는 컴퓨터를 가져가서 인터넷 접속기록 등을 었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보복성 수사’라는 논란이 일었고,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와 청와대 게시판은 검찰의 조처를 비난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김 검사는 ‘오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는 인터넷매체인 ‘독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토론회가 끝난 지 1시간 30분 만에 이메일 주소가 알려졌다면 엄청난 범죄요, 보안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동료검사가 해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교사를 소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신문사들은 오히려 그 여자가 문제라며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방송사들은 방송을 했다. 일부(방송사 기자들)는 ‘데스크에서 무조건 쓰라고 했다’고 하더라. 이것은 방송의 횡포다”라고 말해 방송쪽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이번 오보를 방송한 기자들에게 손해배상 등 모든 법적 조처를 취할 생각이지만, 지금 하면 ‘검사의 화풀이’라고 보도할 게 뻔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 뒤 실천에 옮기겠다”며 법적 대응의사를 분명히 했다.
검찰에 소환돼 2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여교사는 아직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며 전화도 잘 받지 않는다. 검사와 여교사 가운데 어느 쪽이 억울한지 판단은 국민 몫이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