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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우리 당사자가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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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3-2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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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혼자·피해자·중매업체 사장과 함께 행복한 국제결혼의 미로를 찾아보다

일러스트레이션/ 이강훈

국제결혼은 소수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호치민 국제매매혼 체험르포를 통해 국제결혼중매업체의 문제를 다룬 450호 표지이야기가 나간 뒤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국제결혼을 잘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와 적절한 시점에 문제를 제대로 짚었다는 격려메일도 많았으나 비판 의견도 꽤 많았다. 인터넷 한겨레 게시판에는 적지 않은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업체 횡포를 고발한 취지는 인정하지만 이미 업체를 통해 국제결혼을 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국제결혼한 당사자들은 ‘쇼핑’, ‘매매혼’, ‘포주’ 등의 표현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취재과정에서 베트남쪽 당사자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지적을 해온 독자도 있었다. <한겨레21>은 이러한 독자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일부 표현으로 국제결혼한 분들이 상처입은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베트남쪽 당사자의 인권 침해 부분은 내부적으로도 우려했지만 독자들의 지적으로 더욱 깊은 자성을 하게 됐다.

<한겨레21>은 국제결혼이나 국제결혼의 다양한 방식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이 기사는 최근에 성업 중인 베트남 국제결혼이 진행과정에 문제가 있으며, 그 결과 결혼 이후의 삶도 곤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그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 것이다. 업체를 통한 국제결혼 과정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더 많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겨레21>은 이를 계기로 국제결혼에 대한 서로의 이해를 넓히고 중매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의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후속좌담을 마련했다.

우즈베크 여성과 혼인신고를 마친 국제결혼 당사자이자 <한겨레21> 독자인 임병욱(36)씨, 중매업체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국제결혼시민연대를 꾸린 오성욱(35)씨, (주)아리랑보은국제결혼 대표인 전대영(41)씨가 참석했다. 3월20일 저녁 8시에 시작한 토론은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됐고 자정까지 이어졌다. 임병욱씨와 오성욱씨 사이에서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순간도 있었으나 국제결혼의 바른 길을 찾기 위해서는 국제결혼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데 참석자 모두 뜻을 모았다.


“매매혼·포주 표현은 지나쳤다”

임병욱 중매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은 남자, 여자, 업체, 사회적 편견 등 네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겁니다. 물론 악질 업체 때문에 실패한 경우도 있어 마음 아프지만 왜 모든 문제를 업체쪽에만 전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김소희(이하 사회): 임병욱씨 부인은 4월 초에 한국에 온다고 합니다. 기사의 전체적 취지에는 동의하나 국제결혼을 매매혼으로 부르고 업체를 포주로 비유한 표현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이번 좌담의 계기를 마련해준 분입니다. 전대영씨는 국제결혼 대행업을 6년째 하며 업체의 관행 못지않게 한국 외교공관 현지 관공서, 브로커 등의 문제를 직접 겪은 분입니다. 오성욱씨는 국제결혼한 당사자로 중매업체의 방식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고 온라인상에서 이를 고발하는 운동을 해왔습니다. 본인 소개를 보충해주시죠.

전대영(이하 전): 저는 원래 관광업을 하다가 6년 전부터 국제결혼중매업에 뛰어들었어요. 처음 시작할 때는 돈이 될 것 같았는데 1년 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국제결혼중매업이 왜 잘못 운영되는지, 어떻게 하면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는지 여러 각도에서 알게 됐습니다.

임병욱(이하 임): 국제결혼한 당사자지만, <한겨레21>을 사랑하는 독자 입장에서 이번 기사를 보고 많이 불편했고 참담한 느낌을 받았어요. <한겨레21> 지면을 통해 애정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해결책이라 생각해서 오게 됐습니다.

오성욱(이하 오): 국제결혼시민모임 사이트를 만든 목적은 첫째는 업체들을 정리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결혼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처음에 안티카페를 만들었을 때 신붓감 구하러 우즈베크에 다녀온 사람들이 성토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다 와서 도움을 청하더라고요.

사회: 임병욱씨는 어떻게 국제결혼을 하게 됐고 중매업체와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요.

임: 저는 수학과 대학원생입니다. 뒤늦게 재미붙여 공부를 하는데, 이렇게 늦은 나이에 공부하면서 한국 여성과 결혼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매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중매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은 남자, 여자, 업체, 사회적 편견 등 네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 거고, 실패한다면 네 가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물론 악질 업체 때문에 실패한 경우도 있어 마음 아프지만 왜 모든 문제를 업체쪽에만 전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오: 본인의 경우는 어땠습니까.

임: 사실 저도 지뢰밭을 빠져나온 느낌이에요. 사이트를 뒤지다 보니 외국 중매업체 사진을 그대로 베껴놓은 국내업체도 많더군요. 제 결혼을 주선해준 업체 사장님은 한국에서 나이트클럽 댄서로 일하며 어렵게 살던 부인을 만나 우여곡절 끝에 연애결혼했습니다. 이 업체에서는 현지에 가기 전에 실시간 인터넷 화상 미팅을 제공했어요. 중매업체에서 사진으로 고른 여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하고 나중에 다른 여자를 소개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어요.

오: 업체가 예상 가능한 국제결혼의 어려움을 꼭 가르쳐줘야 하는데 말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현지인들의 생활방식, 노동시간, 한국 적응에서 어려운 점 등을 얘기해줘야 해요. 그저께도 우즈베크 영사관 직원을 만났는데, 하루에도 세 커플, 네 커플이 이혼하고 떠난답니다. 무엇보다 기대한 삶의 질이 보장되지 않으니까 떠나는 거예요.

남자·여자·업체·편견의 문제

전대영 결혼중매업은 그저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관리감독이 되지 않죠. 준비 안 된 사람들도 돈 좀 들여 인터넷 사이트 멋지게 만들어놓으면 되죠. 현재 700여 업체가 난립하는데 하루에 30개가 생기고 30개가 문닫는다고 해요.

사회: 오성욱씨는 어떻게 국제결혼을 하게 됐는지요.

오: 우연찮게 국제결혼 웹사이트를 발견했어요. 예쁜 여자들이 많더라고요. 내 이름을 올렸더니 이메일이 왔어요. 부모를 모실 수 있고 학벌, 키도 안 본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어요. <한겨레21>에도 사례가 나왔지만, 제가 미리 찍은 여성 두명이 나오지 않고 지금 부인을 만났다고 했는데 그건 좀 정정할게요. 다른 분 사례를 든 거였어요. 저는 처음부터 아내를 골랐어요. 현지 맞선을 보고 서로 마음에 들어하니까 업체쪽에서 돈을 더 내라고 강요했어요. 알고 보니 제 소개도 잔뜩 뻥튀기해놓았더라고요. 사실 결혼식 앞두고 끝장날 뻔했어요. 제가 항의하니까 다분히 의도적으로 아내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미루더라고요. 다행히 아내가 업체 도움 없이 복잡한 출국절차를 혼자 풀 수 있었기에 무사히 한국으로 들어온 겁니다.

사회: 업체에 대한 갑론을박이 진행됐는데 전대영씨 이야기를 듣는 게 좋겠네요.

전: 시작할 때는 단순히 영리적인 면만 보고 시작했어요. 지금도 국제결혼 사업하시는 분들이 준비 없이 시작해 거의 1년도 못 가고 주저앉아요. 전 초창기에는 주로 중국 결혼에 주력했는데 여자가 배신하고, 남자들도 구타다 뭐다 문제 일으키고, 수속도 점점 복잡해지고 결국 결혼이 깨지고. 하여간 너무 안 되는 거예요. 업체가 책임감 갖고 철저하게 서비스하고 마무리까지 잘해주면 좋겠지만, 손익분기점을 살펴보니 수익이 별로 없더라고요.

오: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준다면 돈이 그렇게 많이 남지는 않을 거예요.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처음엔 중국에 문제 생기니까 러시아 갔다가 또 문제 생기니까 우즈베크 갔다가, 또 안 되니까 베트남으로 옮기는 추세잖아요.

전: 처음부터 사기치려고 하는 업체는 거의 없을 거예요. 문제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지 브로커가 농간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업체에게 여성들을 대준다고 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았거나 문제 있는 여자들을 소개시켜주죠. 사실 현지 사정을 업체들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잖아요.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만.

오: 암묵적으로 방조한 게 아닙니까. 지금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몇몇 업체들을 보면, 그 사이트에 있는 여성들의 얼굴은 포르노 사이트에서 따온 사진입니다.

사회: 전대영씨도 실제 당사자가 아닌 여성분 사진을 올린 일이 있나요

전: 처음엔 저도 정직하게 했어요. 그런데 아가씨들의 딱딱한 사진을 찍어 보내면 잘 안 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복사해 올리니까 반응이 오더군요. 처음에는 저도 여자들에게 진실을 말해줬어요. 중국에 갔을 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도 해줬죠. 그러니까 당사자들이 당신 북한에서 온 사람이냐고 의심해요. 다른 업체들은 무조건 한국 좋다고만 한다고요.

임: 결혼 전에 그런 얘기를 절대 안 하는 남자들도 문제가 있습니다. 100% 업체 책임은 아니죠. 제 장모님께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의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장모님 첫 반응이 ‘오 노!’라는 탄식이었어요. 하지만 내 마음을 알리고 설득해 결국 결혼했어요. 남자들이 실패하고 싶지 않다면 업체가 소개시켜주는 대로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오픈해야 합니다.

자신을 솔직히 밝혀야 한다

오성욱 국제결혼 당사자나 시민모임들이 따끔하게 일침 놓고 좋은 업체를 추천해야 합니다. 국제결혼업체를 바르게 이끄는 것, 이건 피해자가 할 수는 없어요. 제대로 국제결혼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병폐를 고쳐줘야 합니다.

사회: <한겨레21> 기사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저마다 의견들이 있을 텐데, 냉정하게 당사자 입장에서 평가를 해주시죠.

임: 기사의 모든 부분을 다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고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수많은 사실들을 나열해놓고 그 사실에서 이끌어내는 결론이 황당합니다. 국제중매결혼은 매매혼이고 사장은 포주라고 비유했는데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 아내는 매춘부입니까. 세 가지로 봅시다. 첫째 업체가 수수료를 받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중매업체도 수수료 받는데 국내결혼도 매매혼입니까. 둘째로 신부쪽에 지참금을 주기 때문에 매매혼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지참금은 그 나라의 문화입니다. 이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이 부족한 거예요. 마지막으로 돈 많은 남자와 가난한 여자가 결혼하니까 매매혼이라는 관점이 있어요. 돈 많은 남자가 가난한 여자에게 경제적 풍요를 제공해서 반대급부로 얻어내는 건 불평등한 지배종속 관계예요. 매매혼이라면 남녀가 다 이 종속관계에 동의해야 하는데 실제 어느 커플도 여기에 동의하지 않아요. 그들의 삶을 봐야 합니다. 단지 결혼할 때의 상황만 보고 매매혼이라고 말하는 건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회: 임병욱씨는, 기사 마지막에 업체의 문제를 고발하면서 업체에 포주라는 딱지를 붙인 것에 대해 불쾌하고 당황스러웠다고 토론 전부터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이번에는 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전대영씨가 기사에 대해 평가해주시죠.

전: 국제결혼이 앞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점을 시간을 갖고 두루 살펴줘야 합니다. 포주라는 얘기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면이 있어요. 차후에 보충적으로 국제결혼의 장단점, 미담도 발굴해주시고 균형적이고 입체적인 기사를 써주시면 좋겠어요.

오: 한국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이 장가가려 했다 피해를 입고 구제받지 못할 때 정말 가슴 아팠어요. 한명의 행복을 위해 아홉명의 불행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기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봅니다. 업체쪽의 잘못된 부분을 계속 까발리고 고발해야 자정이 돼요. 국제결혼은 필요악이거든요.

임: (큰 목소리로) 필요선입니다. 제 장모님께서 우즈베크는 다민족국가로 다양성의 축복을 받았지만 당신 나라는 다양성의 축복을 못 누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제결혼한 사람들은 한국에 다양성의 축복을 몰고 들어온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까발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식으로 극단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점점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오: 중국 여성들이 한국의 결혼비자를 얻기가 까다롭고 문제가 많은데,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을까요. 결국 업체 때문이에요. 업체에서 위장결혼을 계속 시키니까. 중국 조선족들 중 결혼 깨진 사람들이 20만명이 넘는다고 해요.

임: 위장결혼의 당사자는 남자와 여자지, 업체만이 아닙니다. 남자가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지요.

오: (빠른 목소리로) 업체가 없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요.

국제결혼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진/ 국제결혼 당사자들의 토론은 시종일관 긴장감 넘치게 진행됐다. 그러나 국제결혼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데 모두 뜻을 같이 했다.

전: 결혼중매업은 허가제나 신고제가 아니에요. 그저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관리감독이 되지 않죠. 준비 안 된 사람들도 돈 좀 들여 인터넷 사이트 멋지게 만들어놓으면 되니까 누구나 쉽게 하죠. 포르노 사진도 비치해 남성들을 유인합니다. 현재 700여 업체가 난립하는데 하루에 30개가 생기고 30개가 문닫는다고 해요.

사회: 국제결혼 당사자들의 명과 암, 그들이 살고 있는 모습에 대해 말했으면 합니다. 토론 참석을 청할 때 전대영씨가 사례를 들어주셨는데, 사십대 중반의 남성이 젊은 여성들 다 마다하고 서너살 어린 사십대 초반의 여성을 골라 결혼해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결혼한 당사자들은 나이 차이나 언어의 차이에서 가장 큰 갈등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전: 돈 많은 한국 남자가 국제결혼하면 문제가 없다고 해요. 전부 다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남자가 도박을 하든, 때리든 아내들이 도망가지 않아요. 처갓집하고 자기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업체를 통해 국제결혼하는 분들은 상위 20%보다는 대다수 80%에 속하잖아요.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도 잘 안 돼 있고요. 현지 여성분들은 한국을 잘 모르니까 한국 가면 신데렐라가 될 걸로 기대합니다. 신랑들도 젊고 어리고 학력 높고 예쁜 여자만 원해요. 중매쟁이 입장에서 솔직히 선생님은 이런 여자하고 어울리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내가 비싼 돈 내고 이런 여자랑 결혼하겠냐고 화를 내요. 그럼 업체들도 뻥튀기를 해요. 이 남자가 고급 빌라에 살고 한달 월급 몇백에 성격 좋고 집안도 탄탄하고, 이렇게 과장합니다. 당사자인 남자들도 그걸 원해요. 이 자리에서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것 하나가 있는데 싼 게 비지떡입니다. 업체들은 현지 선물가게, 결혼식장 등과 다 거래를 터놓고 있어요. 싸게 했다면 꼭 추가비용을 물려요. 아니면 문제 있는 여성들을 소개시켜주거나. 나중에 여자쪽 문제로 결혼이 깨져서 문제가 돼 판사 앞에 서면 업체쪽에서는 이렇게 나올 수 있어요. 다 맞다. 하지만 나 사례비 안 받았다. 남들 1천만원, 1200만원에 할 때 당신 700만원에 해주지 않았느냐.

사회: 중매하는 입장에서 남성이 현지 여성과 맞는 짝이 아니라는 걸 느낄 때 갈등은 안 합니까

전: 왜 안 하겠어요. 솔직히 여자들이 아깝다고 생각해요. 남자들과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다 여자들은 적극적인 성격에 젊고 예쁘거든요. 실제 남성들을 데리고 비행기 타고 가다가 어떻게 하나 걱정이 돼 잠을 못 자기도 합니다.

오: 그게 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의 딜레마예요.

임: 업체의 딜레마가 아니라 남자들이 갖고 있는 허상이 문제죠.

지나치게 까다로운 신고 절차

사회: 그럼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사회 전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지난 기사가 다 다룰 수는 없었습니다.

전: 주무부서인 법무부·외교부에서 국제결혼 제도를 보완해야 하는데, 그동안 잘 안됐어요. 국제결혼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시간이 갈수록 요구 서류가 더 늘어나요. 그러면 업체들도 비용을 올릴 수밖에 없어요. 지난해 4월까지 우즈베크 결혼은 신랑이 한번만 가면 됐어요. 갑자기 지난해 5월 이후에 한국 남자들 사이에 우즈베크 붐이 일어나 항공사 비행기까지 증편될 정도가 되니까 우즈베크 공무원들이 규정을 바꿔서 두번 들어오라고 하는 거예요.

사회: 정부 차원에서 국제결혼 절차를 간소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전: 신부쪽 신원 증명을 확실히 하고, 그게 되면 까다롭지 않게 입국시키도록 해야죠. 위장결혼 방지, 신원확인 위해서 그런다지만, 요구 서류들을 보면 목적과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많아요. 중국에서 비자발급 절차가 8개월 걸리는데, 뒷돈 주면 3개월 내로 신부가 올 수 있어요. 서류작업도 원래 1달이 걸린다고 하지만 25만원 찔러주면 두 시간 만에 해준다고 합니다. 못된 맘 먹은 공무원이라면 괜히 농간을 부리게 돼요. 어느 나라든 절차와 규정을 까다롭게 만들면 부패가 생깁니다. 일본은 결혼 수속 밟는 데 400만~500만원밖에 안 듭니다. 우리보다 물가가 비싼데도.

사회: 국제결혼의 일반적 절차가 까다롭다는 점을 많은 분들이 꼽습니다. 하지만 국제결혼업체의 문제는 그렇게만 볼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사회 전체적으로 규제를 풀어가는 추세니 정부더러 업체를 관리감독하라는 요구는 무리하고요. 업체 스스로 자정할 여지는 없습니까

전: 없어요. 난립하는 중매업체들 중에서 경험과 조직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영업하는 업체는 몇 군데밖에 안 돼요. 대부분은 영세해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가비용 없이 수속을 다시 밟아서 남성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재추진을 해야 하는데, 영세하니까 잘 안 되죠.

오: 정부가 모든 걸 정화할 수는 없어요. 당사자인 우리 자신이 정리해줘야 합니다. 국제결혼 당사자나 시민모임들이 따끔하게 일침 놓고 좋은 업체를 추천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아까 지뢰밭 말씀하셨지만 남자 스스로 위험을 피해서 추진해야 하는데, 그런 정보가 여태 없었어요. 국제결혼업체를 바르게 이끄는 것, 이건 피해자가 할 수는 없어요. 제대로 국제결혼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병폐를 고쳐줘야 합니다. 자신이 여러 가지 경험도 했고 지금 잘사니까 업체의 문제를 보면 지적해야 합니다.

전: 사실 저 역시 동창 모임 가면 ‘야, 여자 장사하는 국제사기꾼 온다’ 이런 농담 많이 들어요. 저도 그런 시스템으로 운영하지만 업체를 통해 사진 보고 프로필 보고 결혼을 결정하는 건 거의 무의미해요. 위험해요.

임: 소비자의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는 오성욱씨의 입장에 동의합니다. 당사자의 철저한 자기점검도 필요합니다. 아픔은 인정하지만, 분명히 남성 자신의 잘못 때문에 파경한 경우도 있습니다. 국제결혼한 신부들이 인권을 침해당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신부 비자연장을 할 때 신원보증서가 필요한데요, 그걸 작성하는 주체가 남편입니다. 그게 남편을 왕으로 만들고 아내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만들죠. 남자쪽에서 신원보증서 재작성을 거부할 때는 작성하지 못하는 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을 남자쪽에 지게 해야 합니다. 남편이 거부하면 당국에서 아내와 단독으로 인터뷰하는 방법도 필요합니다.

사회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정리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사진 류우종 wjryu@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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