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의 ‘가차’ 없는 변신
등록 : 2003-03-11 00:00 수정 :
지난해 말 단일화 협상과 대통령 선거의 한가운데 서 있던 여인
김행(전 국민통합21 대변인)씨. 그가 의류회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김씨는 요즘 ‘가차’(gotcha)라는 중저가 여성용 캐주얼 의류를 생산해 판매하는 (주)서령창작 대표로 활동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5월 후배와 함께 법인을 설립했으나 그때는 애니메이션 회사였고 대표도 아니었다. 10편쯤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나 도무지 수지를 맞출 수 없었다. 결국 올 들어 캐릭터 캐주얼쪽으로 관심을 돌려 의류회사로 전환했다. 1월까지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김씨는 서울 면목동의 공장과 역삼동의 회사, 광주의 빅마트와 서울의 갤러리아 백화점 등 매장을 오가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매주 목·금요일엔 겸임교수 자격으로 대학강단에도 선다. 청주대학교 정치사회학부 겸임교수로 발령받아 ‘후기산업사회학’을 강의 중이다. “학생들이 이론적인 얘기보다 현실 정치판 경험을 더욱 궁금해합니다. 단일화 협상 뒷얘기를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그는 지난해 12월18일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라고 기억했다. “아직도 모르겠어요, 정몽준 대표가 왜 그랬는지. 언젠가 정 대표 스스로 밝힐 때가 있겠죠.” 12월18일 낮부터 꼬박 이틀 동안 집에서 누워만 있었는데, 이틀 동안 몸무게가 7kg이나 빠졌다고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행을 앞두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새하얗게 세었다는 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올해 45살인 그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스개로 “내 나이가 85살”이라고 소개한다. 국민통합21에 40일 동안 있었는데, 하루가 1년 같았다는 설명을 덧붙이면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한다. “내가 정 대표의 집을 가압류했다는 둥 별의별 소문이 다 돌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러려니 하죠. 정치판을 떠나 삶의 현장을 누비다 보니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들더군요.”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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