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누릴 기회 포기하고 정보통신부 입각한 삼성전자 진대제 사장
우리 사회에서 한번 장관은 평생 장관이 되기 싶다. 김대중 정권 때 장관을 지낸 교수 ㄱ씨는 대학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ㄱ씨 조교는 그를 ‘교수님’이 아닌 ‘장관님’으로 부른다. 벌써 퇴임한 지 몇년이 지났지만 ㄱ씨 본인이 이 호칭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개각 발표 며칠 전부터 자천 타천 장관 후보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집 전화기 옆에서 24시간 대기한다. 청와대의 입각통보 전화를 직접 받기위해서다. 이들이 목을 매는 대한민국 장관이라는 자릿값은 얼마나 될까.
사람마다 마음속으로 매기는 값이 다르겠지만 최대 119억여원도 가능하다. 실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그렇다. 장관 자릿값은 정찰가격이 없어 기회비용의 개념을 빌려와야 한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 그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차선 행위의 금액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인간은 하고 싶은 것을 모두 다 할 수는 없다. 진대제 장관이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과 대한민국 정보통신부 장관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인간은 이처럼 늘 선택과 포기의 문제에 부딪힌다. 선택과 포기를 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것의 가치가 포기한 것의 가치보다 높을 때 합리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진 장관이 삼성전자 총괄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 두 자리 가운데 장관을 택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면, 장관 자리의 기회비용은 분명해진다. 그가 장관이 되지 않고 삼성전자 총괄사장으로 남아 있을 때 받았을 돈이다.
청와대에서도 “잘 선택하라”조언
진 장관은 삼성전자 사장 때 연봉 52억여원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4만주를 받았다. 스톡옵션 14만주 가운데 2000년 3월9일 받은 7만주는 주당 27만2700원에 행사할 수 있다. 이를 진 장관이 입각한 2월27일 종가인 주당 28만3500원으로 계산하면 7억5600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딛치는 정보통신부의 현직 장관이 관련 기업인 삼성전자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돈을 번다면 자칫 논란거리가 될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보장한 장관 임기 2년 동안 ‘공인’ 진 장관의 임기 중 스톡옵션 행사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진 장관은 2001년 3월9일 주주총회에서 받은 나머지 7만주는 내년 3월 9일부터 19만7100원에 행사할 수 있지만 2월27일 입각으로 증권거래법의 ‘2년 근무’ 규정에 9일이 모자라 소유권이 위태로운 상황에 빠졌다.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스톡옵션은 부여받은 주총의 특별 결의일로부터 2년이상 재임 또는 재직하고, 3년이 경과하여야 행사가 가능하다. 스톡옵션은 결의일부터 당해 법인의 정관에서 정한 행사만료일까지 회사에 대하여 그 효력을 가진다.
삼성쪽은 재정경제부령에 ‘본인 귀책사유가 아닌 일로 퇴사할 경우 스톡옵션의 권리를 인정한다’는 예외규정이 있어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 진 장관은 취임 뒤 기자간담회에서 스톡옵션에 대한 물음에 “지나치게 개인적 문제를 언급하기는 좀 곤란하다. 일단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므로 시간을 두고 생각할 문제다”고 일단 비켜갔다.
진 장관이 받은 스톡옵션 14만주를 2월27일 삼성전자 주식 1주당 28만3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모두 68억400만원에 이른다. 물론 삼성전자 주식값이 오를수록 진 장관의 수입은 덩달아 늘어난다.
진 장관이 계속 삼성전자 사장으로 있었다면 올 3월부터 내년 3월까지 1년동안 사내인사 연간보수 52억여원과 스톡옵션 수입 68억400만원을 합쳐 120억400만원을 벌 수 있었다. 여기에 정보통신부 장관 연봉 9600만원을 뺀 119억800만원이 기회비용을 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자릿값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진 장관과 입각을 협의할 때 “잘 선택해서 결정하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각이 발표되자 진 장관의 선택을 두고 ‘삼성에서 입각을 말렸다’, ‘임기를 마치면 삼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 ‘거취에 관해 이건희 회장과 상의했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기자간담회에서 진 장관은 “말하기 곤란한 문제다. 내가 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말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진대제 장관은 삼성전자 재직 중 연봉 52억원과 스톡옵션 14만주를 받았다. (청와대 사진 기자단)
청와대에서도 “잘 선택하라”조언

사진/ 장관 임명식 장면. (청와대 사진 기자단)









